아프리카 53국 정상 부른 시진핑 "우리는 운명공동체"

아프리카 54개국 중 53개국 정상을 베이징에 불러 모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구상을 제시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국영 CCTV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중국과 아프리카의 운명공동체 구축방안에 대해 연설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이고, 아프리카는 개발도상국이 가장 밀집한 대륙"이라며 "중국과 아프리카는 일찍이 동고동락하는 운명공동체를 결성했고, 이제는 더 긴밀한 중·아프리카 운명공동체를 건설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 제안과 더불어 무상원조 150억 달러를 포함한 600억 달러(약 66조7500억 원) 규모의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중국이 제안한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협력만이 상생의 길이라면서 중국과 아프리카가 운명공동체로 외교, 경제, 문화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역설했다.

그는 "중국은 국제 협력동반자들과 함께 일대일로를 함께 건설해 나가기를 원한다"면서 "일대일로는 평화의 길이자 번영의 길, 개방의 길, 녹색의 길, 혁신의 길, 문명의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신제국주의 행태를 보인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의식한 듯 내정 불간섭 등 이른바 '5불' 원칙을 제시했다. 미국에 대한 강한 불만도 표출했다.

시 주석은 "패권주의와 강권주의가 여전히 존재하고, 보호주의와 일방주의가 계속해서 대두하고 있다"면서 "스스로를 감옥에 가둔 외로운 섬에는 앞날이 없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번 정상회의는 올해 중국이 주최하는 외교 행사 중 최대 규모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부터 거의 매시간 단위로 방중한 아프리카 정상을 만나 농업, 인프라 등 분야의 지원과 더불어 미국을 겨냥한 다자주의 수호를 강조했다. 아울러 각국 정상 내외를 위해 부인 펑리위안과 함께 만찬 및 문예 공연 관람 등을 하는 등 관련 일정에 집중하고 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