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위기 속 나홀로 호황
소비심리도 18년만 최고치 경신
금리인상에 성장세 지속은 의문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4.2%로 상향조정됐다. 세계 경제는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제만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2분기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연율 4.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7일 밝힌 속보치 4.1%보다 0.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4.2%의 경제성장률은 2014년 3분기(4.9%)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는 올해 상반기에 3.2%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소비심리도 약 1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8일 미국의 비영리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33.4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 10월(135.8) 이후 17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나스닥 지수는 27일 사상 처음으로 8000 고지를 돌파했다.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2896.74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 같은 경제 호황에 힘 입어 미국 기업들 역시 선전하고 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미 기업들의 2분기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늘어 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4.3% 증가했다.

반면 한국, 일본, 독일 등 세계 주요국들은 미국에 비해 주춤하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미국과 같은 전기 대비 연율로 따져봤을 때 2.8%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1.9%) △독일(1.8%) △프랑스(1.7%) △영국(1.5%) 등은 같은 기간 미국의 경제 성장률에 비해 두 배 이상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만 나홀로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통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성장세가 계속해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하반기에는 4%대의 성장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이르면 다음 달에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점을 토대로 "미 경제의 확장 속도가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미국 경제가 4%대의 성장률을 이어갈 경우 증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날 CNBC는 로이트홀트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의 말을 인용해 "미국 2분기 성장률이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지나치게 좋은 수치"라면서 "이는 증시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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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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