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측은 잇단 화재사고 원인으로 N47, B47, N57 엔진을 적용한 일부 차량의 EGR(배출가스 재순환장치) 쿨러 결함을 지목하고 있다. BMW 결함차량의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시스템 계통도. <한국교통안전공단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BMW코리아가 잇단 차량화재와 관련한 정부 기관의 자료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제출이 의무화된 뒤에야 부실한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BMW측의 부실한 대응에 따른 '늑장 리콜'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난이 커지는 이유다.
이와 함께 애초 화재 원인 규명에 10개월이나 걸린다고 주장했던 국토교통부의 계획이 절반 수준인 5개월로 줄어들면서 정부 역시 늑장리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20일 정부세종청사 'BMW 자동차 화재 조사계획'을 발표하며 "지난 6월 BMW 520d 차량의 특정 부위에서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는 이상징후를 확인했다"며 "이에 6월 25일, 7월 5일, 7월 19일 세 차례에 걸쳐 기술자료를 요청했지만, BMW코리아는 자료를 회신하지 않거나 일부 자료를 누락한 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는 올 들어 집중된 BMW 차량 화재 사고에 대한 늑장 리콜이 회사 측의 부실한 대응 때문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BMW 520d 차량의 화재가 집중적으로 발생하자 지난 6월 25일 관련 기술자료를 BMW코리아 측에 요청했다. 회신이 없자 공단은 다시 지난달 5일 같은 자료의 제출을 재요청했다. 공단은 BMW코리아가 당시 '독일 본사와 원인 규명 중'이라는 내용의 답변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16일 공단에 제작결함(리콜) 조사를 지시했고, 이에 사흘 뒤인 7월 19일 다시 BMW코리아 측에 리콜 관련 기술자료를 공식 요청했다. 현행법상 국토부가 리콜 조사를 지시하기 전에는 공단의 자료제출 요구는 의무가 아니다. BMW코리아가 의무 사항이 아닌 시기에 공단의 자료제출 요청을 2차례나 거절한 이후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하는 시한이 되자 자료를 제출한 것이다. 아울러 공단 측은 "BMW코리아는 요구한 수준에 미달하는 자료를 냈다"며 부실 자료 제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 역시 늑장리콜에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원인 규명 시기가 '오락가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권 이사장은 "연말까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달 초 국토부가 BMW코리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원인을 규명하는데 10개월 정도 걸릴 것이란 계획보다 절반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이는 당장 언제 인명 피해가 발생할지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정부가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앞당길 수 있었던 조사 기간을 스스로 부풀려 발표한 정부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