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사가 임금과 단체협상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20일 돌입했던 '나홀로 파업'을 하루 만에 유보했다. 애초 24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부분파업은 21일부터 교섭재개에 따라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기아차 노조가 파업 하루만에 교섭에 나서기로 한 것은 악화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아차 노조는 사업장별로 2~4시간씩 파업을 벌인 이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판매 부진과 통상 압박으로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자동차산업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위기 의식을 느낀 현대차 노조도 교섭 장기화라는 '악습'을 끊어내는 결단을 내리면서 임금인상을 외치며 파업에 돌입한 기아차 노조의 명분도 약화했다. 결국 기아차 노조는 21일 오후 2시 소하지회 본관에서 9차 본교섭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다르다" = 기아차 노조가 부분파업을 강행하는 명분은 단일 기업으로서 현대차와 다르다는 배경이 깔려 있다.
매년 임단협에서 기아차는 "현대차 노조와 다르다"는 논리를 펼쳐왔지만, 결국 큰집 격인 현대차가 임단협을 타결하면 이를 따라가는 절차를 밟아왔다. 이 과정에서 기아차는 줄곧 '차별'을 주장했고, 결국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의 임단협 요구안을 받아들인 이후 임단협을 마무리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간격이 매우 크다. 기아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11만6276원(5.3%) 인상, 성과급으로 작년 영업이익 3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4만5000원 인상, 성과급 250%와 일시금 300만원(상품권 20만원 포함) 지급에 합의했다.
◇형님 추월한 연봉킹 '기아차' = 기아차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현대차 직원 연봉을 3년 연속 앞지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기아차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9300 만원으로, 현대차(9200 만원)보다 100만원 가량 높다. 현대·기아차의 1인당 직원 평균 연봉은 2014년 9700만원으로 같았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3년 연속 기아차가 현대차를 앞서고 있다. 이전 기아차 직원 평균 연봉이 현대차를 넘어선 것은 2010년이 처음으로, 현대차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었다.
◇실적은 '악화일로' = 기아차는 국내서 '형제 기업'이자 최대 경쟁자인 현대차를 누르고 3년째 승용차 부문 판매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와 레저용차(RV) 총 27만 7806대를 팔아, 현대차(27만4033대)를 앞질렀다. 이로써 기아차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승용차 부문 판매 1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해외 부진으로 전체적인 실적은 신통찮다. 올해 상반기 기아차 영업이익은 6582 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7868억원)보다 16.3% 줄었다. 반기 기준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낮다. 미국과 중국 등 'G2 시장'에서 부진한 게 실적 악화의 주원인이다.
◇'위기' 느낀 현대차 노조는 '아우'와 다른 길 =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하면서 역대급 기록을 남겼다. 올해 현대차 파업 규모는 7년 새 가장 적은 두 차례에 불과하다. 올 교섭 타결은 지난 5월 3일 상견례 이후 85만에 마무리됐다. 이는 2010년 임협 당시 45일 만에 타결한 이후 가장 짧은 것이다. 조합원의 찬성 비율 역시 11년 만에 최고였다. 올해 찬성률은 63.39%로 2007년 77.1% 이후 가장 높다. 노조가 경영과 자동차산업 위기를 체감하면서 이런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 6321 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1% 줄었다. 작년에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영업 실적이 전년보다 하락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더 악화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와 다르다는 주장의 기아차 노조 입장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면서도 "현대차와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인 만큼 어려울 때일수록 노사가 합심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