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민주당 대표(왼쪽)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김미경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규제 완화를 '신중'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내부적으로도 대기업 사금고화 등 여러 우려가 제기되자 법안에 안전장치 등을 보강하되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에 더 무게를 뒀다. 그러나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비율 등 세부 내용을 조율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이번 임시국회 처리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20일 국회에서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인터넷전문은행 규제완화 특례법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핀테크 등 신산업을 키우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거론한 터라 사실상 처음부터 추진 쪽으로 힘이 실려 있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앞서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은산분리 규제완화를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고 합의하기도 했다.
이날 정책의총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은산분리 규제완화 신중론과 추진론으로 엇갈렸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나왔던 우려들을 법안에 반영해 신중하게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세부내용은 담당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간사단이 심도 있게 논의한 뒤 여야 합의사항을 토대로 다시 의총을 열어 확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은산분리 규제완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인터넷은행이 재벌 등 대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고, 일자리 창출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부정적 분석 때문이다. 가계부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지난 1년 동안 K뱅크, 카카오뱅크가 국민에게 대출해 준 것이 거의 9조 원에 달한다"면서 "(규제완화는)국민의 부채규모를 빠르게 늘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인터넷은행 일자리 직고용은 700개, 대신 기존 은행의 일자리 빠르게 줄고 있다"며 "2017년 4300개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비판했다.산업은행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풀지도 난제다. 현재 관련법상 보유지분은 10%까지만 허용된다. 국회 계류 중인 특례법 4개 안을 비교하면 보유지분 비율을 25%에서 최대 50%까지 늘리도록 허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25~34% 수준에서 비율을 정할 생각이다.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이 요구하는 수준은 34% 이상이다. 야당과 협의를 거쳐야 정확한 비율을 정할 수 있다. 대기업의 사금고화를 막을 안전장치로 자산 10조 원 이상 대기업을 규제 완화 대상에서 빼야 한다는 지적도 어떻게 법안에 반영할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강 원내대변인은 "은산분리 원칙를 훼손하지 않도록 충분히 안전장치를 할 것"이라며 "한국당이 요구했던 은행법 개정이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으로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또 "야당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적극적이라 협상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내부 의견을 깔끔하게 정리하면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