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이미 경영사정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충격파를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전국 7개 시·도 음식업, 소매업 등 5개 업종 10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탁금지법 시행 전후 소상공인(소기업) 경영실태 3차 조사'에 따르면,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성과 하락폭은 초기 시행 때보다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경영 하락세는 계속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소상공인들의 여러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소비가 늘지 않는 '소비절벽'에 막혀 영업이익 감소폭은 훨씬 커지고 있다.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2016년 9월 소상공인의 월 평균 매출액은 2473만원이었으나, 시행 1년 후인 지난해 9월에는 2151만원으로 322만원 줄었다. 청탁금지법이 시행되기 전해인 2015년 9월 소상공인의 월 평균 매출액은 3247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시행 전후 1년간 월 매출액이 1096만원 가량 하락한 셈이다.

영업이익의 하락폭은 더 컸다. 청탁금지법 시행 3개월 후 451만원였던 소상공인의 월 평균 영업이익은 시행 6개월 후 409만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시행 1년 후에는 385만원으로 16.4% 줄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전인 2015년 9월 영업이익(676만원)과 2년이 지난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소상공인이 손에 쥘 수 있는 실질 소득은 291만원이나 줄어들었다.

이 같은 현상은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인건비, 임대료, 재료비 등 고정비용은 계속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수입이 하락하면서 사업체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고객 수도 줄어 소상공인의 경우 시행 3개월 후 평균 10.1%, 시행 6개월 후 7.0%, 시행 1년 후에는 11.4% 가량 큰 폭의 고객 감소세를 보였다. 경영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고용 인력도 줄 수 밖에 없었다. 청탁금지법 시행 전·후 종업원 수를 조사한 결과, 시행 3개월 후 종업원 수는 평균 2.31명이었으나, 시행 6개월 후 평균 2.09명, 시행 1년 후에는 2.00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이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에 영향을 미쳐 소상공인의 경영악화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고용저하, 실업발생 등의 또다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면서 "현행 가액범위(음식물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를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하고, 판매 품목 특성에 따라 예외를 적용하는 등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실을 반영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내년부터 인상된 최저임금이 더해지면 우리 경제의 핵심 축인 소상공인의 기반은 무너져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체 응답자 중 43.5%는 '청탁금지법이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해 경영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여전히 청탁금지법이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 업종 중 화초 및 산식물 소매업, 건강보조식품 등 소매업이 가장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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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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