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재규어 F-PACE
▲재규어 F-PACE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신사의 나라,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에는 여러 미사어구가 따라 붙는다. 명칭에서 드러나듯 장엄하고 찬란했던 문화가 고스란히 묻어있는 나라다. 차도 마찬가지다. 영국은 한때 '자동차 제국'으로까지 불리며 승승장구했다. 이제는 대부분이 외국으로 넘어갔지만, 영국 신사를 빼닮은 '자존심'과 '고집'만은 여전하다. 이런 매력에 홀린 국내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열풍'이라는 호재에 힘입어 고급 SUV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랜드로버가 '휘파람'을 불고 있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랜드로버는 지난 2016년 처음으로 국내 판매 '1만대 클럽'에 가입한 뒤 작년까지 2년 연속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역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5% 증가한 7346대를 팔아 올해도 무난히 1만대 판매 기록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랜드로버는 2005년 이후 13년 연속 매년 판매량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랜드로버의 판매량이 급증하자 영국차 점유율도 덩달아 올라갔다. 랜드로버가 처음으로 1만대를 넘긴 2016년 영국차 점유율은 10.3%를 기록했다. 당시 영국차 판매량(2만3254대) 가운데 랜드로버의 판매량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작년 역시 점유율 10.6%로 성장을 이어갔다. 올 들어 7월까지는 9.5%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어들었지만, 판매량은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국내서는 고급 SUV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강남 싼타페'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과거 2000년대 중반 렉서스 ES시리즈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강남 쏘나타'라는 수식어를 통해 고급 승용차로 자리매김한 것처럼 랜드로버는 고급 SUV로 명성과 입지를 다지고 있다. 랜드로버는 국내서 디스커버리, 레인지 로버 이보크, 레인지 로버 벨라, 레인지로버 등으로 비교적 단출한 제품군으로 구성됐지만, 차량 가격은 5940만~3억80만원(개별소비세 인하 적용 기준)으로 대중적 브랜드와는 거리가 멀다.

사실 랜드로버는 엄밀히 말하면 '반쪽짜리' 영국차다. 한 지붕 아래 있는 재규어와 함께 지난 2008년 인도 타타그룹에 인수됐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랜드로버의 대표 SUV인 디스커버리 차세대 모델은 앞으로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한다. 회사 측은 디스커버리 모델 생산시설을 옮기는 대신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새 모델은 영국 내 솔리헐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 여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랜드로버가 국내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로는 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디자인과 최고급 SUV라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70년에 처음 출시된 레인지 로버는 그동안 몇 차례에 옷을 갈아입으며 변화를 거쳤지만,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었다. '오프로드의 롤스로이스',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수식어도 그냥 붙여진 것이 아니다.

폭발적인 성장세와 달리 서비스센터 확충은 더딘 편이다. 1만대 판매를 돌파한 2016년 연말 회사는 작년까지 27개 이상 서비스센터를 갖추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서비스센터는 25개에 그치고 있다. 연내 5개 서비스센터를 더 확충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번에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자칫 '소비자 신뢰도'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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