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석우 회장 등 최대주주 지분
1189만주 305억에 경영권 양도
아이티센 "사업 다각화 기대"


대한민국 IT(정보기술) 벤처 1세대로 통하는 남석우 콤텍시스템 회장(사진 왼쪽)이 동종 IT기업에 경영권을 양도했다. 남석우 회장은 인터넷이란 개념이 생소하던 1983년에 콤텍시스템을 창업, 35년간 국내 NI(네트워크통합) 시장을 이끌어온 1세대 IT기업가다.

콤텍시스템은 최대주주인 남석우 회장과 특수관계자인 남진우, 김미자, 남경민, 남재욱, 남건욱 씨 등 5명이 보유한 경영권과 경영권에 종속되는 권리와 의무를 IT기업인 아이티센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아이티센은 콤텍시스템의 주식 1189만19주를 305억원에 양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양수 후 지분율은 24.85%다.

콤텍시스템은 1985년 국내 최초로 모뎀을 수출하고 1989년 원격제어 전용회선 모뎀을 처음 개발하는 등 IT 분야에서 여러개의 최초 기록을 보유한 IT 대표 주자이다. 1997년에는 벤처기업 사상 처음으로 증권거래소에 직상장 하기도 했다.

콤텍시스템은 NI(네트워크통합) 외에 SI(시스템통합), IT인프라 구축, 금융솔루션, 협업솔루션, 보안솔루션,디지털영상솔루션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해 왔다. 특히 금융시장에서 오랜 노하우와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합커뮤니케이션, 가상화 솔루션, 모바일 솔루션 등으로 시장을 확장해 왔다. 계열사로는 IT서비스 회사인 콤텍정보통신, SW 솔루션 회사인 인젠트, 출력 서비스 기업 데이타존을 두고 있다.

그러나 콤텍시스템은 IT투자가 위축되고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성장과 수익성면에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NI 시장을 둘러산 경쟁이 격화되고 NI와 SI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경쟁기업들도 늘어났다. 콤텍시스템 매출은 2014년 1849억원에서 2015년 1463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16년 1669억원, 작년 1436억원을 기록하면서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은 21억원에 불과했다.

2010년 전후로 1500억~1700억대 매출액에 4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내던 것에서 성장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이다. 특히 지난 2013년 창업 30년을 맞아 토털 IT서비스 기업이란 비전을 내놓고 도약을 시도했지만,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영권을 인수한 강진모 아이티센 회장(사진 오른쪽)은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회사를 키워온 기업가다. 다우기술과 열림기술을 거쳐 2005년 아이티센을 창업한 강 회장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 기업인 소프트센을 2012년 인수한 데 이어 2015년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굿센과 바이오 전자서명 서비스 기업 시큐센을 인수했다. 작년 매출 3115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기록했다. 콤텍시스템 인수로 아이티센은 5000억원 매출을 눈앞에 두게됐다. 대기업 계열 SI회사를 제외하면 국내 최대 규모다.

공공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온 아이티센은 금융에 강한 콤텍시스템을 인수함으로써 시장확장을 기대할 수 있게됐다. 콤텍정보기술의 SI 역량도 흡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두 기업가는 이번 결정을 앞두고 철저하게 극비리에 오랜 기간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기업가가 경영권을 2세에 상속하는 국내에서 남 회장은 1남 2녀의 자녀를 뒀지만 다른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952년생으로 아직 충분히 경영일선에서 활동할 수 있는 나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결정은 이례적이다. 강 회장은 오랜 기간 같은 업계에서 활동해온 경쟁자이자 후배 경영자다.

남 회장은 1968년생 젊은 경영인인 강 회장에게 경영권을 양도하면서 자신의 염원인 '국내 대표 IT서비스기업 도약'의 숙제도 함께 넘겨준 것으로 보인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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