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원거리에서 작업 가능
행안부, 내년 50억 예산 신청
사업 절반이상 원격 대체 기대
수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주변은 주요 SI(시스템통합) 기업들의 집결지였다. 정부부처 IT사업을 수주하면 주변에 사무실을 얻어 공무원들과 협의해가며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청사 주변에는 행정안전부 사업을 수주한 기업들이 사무실을 장기간 임차해 쓰고 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IT사업 수주기업이 근거리에 사무실을 두고 작업하기를 요구한다. 그런데 이런 풍경이 앞으로는 바뀔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공공IT 사업에 원격지개발센터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내년 예산 확보작업에 나섰다. 내년도에 원격지개발센터 도입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을 수립하고, 1~2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원격지 개발을 시범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기획재정부에 약 50억원의 예산을 신청했다. 4조2000억원 규모의 공공IT 사업 중 약 9000억원인 SW 개발사업이 대상이다. 행안부는 이들 사업 중 10억원 이상 사업 167건, 약 5800억원 규모(2018년 기준)가 원격지 개발이 가능한 범위로 판단하고 있다. 전체 공공SW 개발사업 중 약 66%에 해당한다.
예산을 확보해 센터 구축·운영방안이 내년 중 마련되고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가 검증되면 내후년부터는 공공IT사업에서 원격지 개발이 빠르게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공공IT사업에는 주민정보, 안보, 국세, 조달 등 국가 인프라 시스템이 포함된 만큼 원격지개발센터에는 엄격한 보안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용 주체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센터가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일부 센터는 정부가 직접 구축해, 자체 구축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고, 규모가 큰 기업은 자체적으로 센터를 구축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자체 개발센터를 구축하고 정부 기준에 맞는 보안환경을 갖추면 평가를 거쳐 원격지센터로 지정 또는 인증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센터를 보유한 기업이 다른 기업에 센터 시설을 빌려주고 수익사업화 하는 방안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원격지개발센터는 정부 구축 센터, 기업 자체 센터, 사업자가 외부 서비스를 위해 구축한 센터로 나뉠 전망이다.
정부가 원격지개발센터 허용을 서두르는 것은 내년도에 행안부와 과기정통부까지 세종시로 이전해 정부·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 마무리되는 데다, 주52시간제가 시행되면서 업무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 기관들이 사업을 발주할 때마다 기업들은 장기간 임차료와 직원 체재비를 부담해 가며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개발자 1인당 월 체재비(대전 기준)가 약 155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주52시간제 도입으로 직원들의 이동과 출장에 따른 근무시간 증가 부담이 더해졌다.
근접개발센터 운영으로 인한 비용증가와 비효율은 발주기관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개발자들이 주52시간 제도 안에서 이동 등에 시간을 많이 쓸수록 시스템 개발완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이 실제 사업에 투입하는 금액이 줄어 사업품질도 낮아진다.
IT업계는 그동안 이같은 이유를 들어 원격지센터 허용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반영해 작년말 이를 포함한 공공SW사업 혁신방안을 확정했고, 지난 3월에는 원격지 개발 활성화 내용을 담은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IT분야 한 전문가는 "원격지센터 허용은 단순히 기업 생산성 향상에서 나아가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발주기관이 원거리에서 사업을 관리하려면 요구사항을 명확히 전달하는 능력과 기술 전문성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개발자 수를 카운팅 하는 관행이 사라지고 경쟁력 있는 기업은 높은 생산성을 토대로 부가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행안부, 내년 50억 예산 신청
사업 절반이상 원격 대체 기대
수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주변은 주요 SI(시스템통합) 기업들의 집결지였다. 정부부처 IT사업을 수주하면 주변에 사무실을 얻어 공무원들과 협의해가며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청사 주변에는 행정안전부 사업을 수주한 기업들이 사무실을 장기간 임차해 쓰고 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IT사업 수주기업이 근거리에 사무실을 두고 작업하기를 요구한다. 그런데 이런 풍경이 앞으로는 바뀔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공공IT 사업에 원격지개발센터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내년 예산 확보작업에 나섰다. 내년도에 원격지개발센터 도입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을 수립하고, 1~2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원격지 개발을 시범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기획재정부에 약 50억원의 예산을 신청했다. 4조2000억원 규모의 공공IT 사업 중 약 9000억원인 SW 개발사업이 대상이다. 행안부는 이들 사업 중 10억원 이상 사업 167건, 약 5800억원 규모(2018년 기준)가 원격지 개발이 가능한 범위로 판단하고 있다. 전체 공공SW 개발사업 중 약 66%에 해당한다.
예산을 확보해 센터 구축·운영방안이 내년 중 마련되고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가 검증되면 내후년부터는 공공IT사업에서 원격지 개발이 빠르게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공공IT사업에는 주민정보, 안보, 국세, 조달 등 국가 인프라 시스템이 포함된 만큼 원격지개발센터에는 엄격한 보안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용 주체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센터가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일부 센터는 정부가 직접 구축해, 자체 구축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고, 규모가 큰 기업은 자체적으로 센터를 구축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자체 개발센터를 구축하고 정부 기준에 맞는 보안환경을 갖추면 평가를 거쳐 원격지센터로 지정 또는 인증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센터를 보유한 기업이 다른 기업에 센터 시설을 빌려주고 수익사업화 하는 방안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원격지개발센터는 정부 구축 센터, 기업 자체 센터, 사업자가 외부 서비스를 위해 구축한 센터로 나뉠 전망이다.
정부가 원격지개발센터 허용을 서두르는 것은 내년도에 행안부와 과기정통부까지 세종시로 이전해 정부·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 마무리되는 데다, 주52시간제가 시행되면서 업무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 기관들이 사업을 발주할 때마다 기업들은 장기간 임차료와 직원 체재비를 부담해 가며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개발자 1인당 월 체재비(대전 기준)가 약 155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주52시간제 도입으로 직원들의 이동과 출장에 따른 근무시간 증가 부담이 더해졌다.
근접개발센터 운영으로 인한 비용증가와 비효율은 발주기관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개발자들이 주52시간 제도 안에서 이동 등에 시간을 많이 쓸수록 시스템 개발완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이 실제 사업에 투입하는 금액이 줄어 사업품질도 낮아진다.
IT업계는 그동안 이같은 이유를 들어 원격지센터 허용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반영해 작년말 이를 포함한 공공SW사업 혁신방안을 확정했고, 지난 3월에는 원격지 개발 활성화 내용을 담은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IT분야 한 전문가는 "원격지센터 허용은 단순히 기업 생산성 향상에서 나아가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발주기관이 원거리에서 사업을 관리하려면 요구사항을 명확히 전달하는 능력과 기술 전문성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개발자 수를 카운팅 하는 관행이 사라지고 경쟁력 있는 기업은 높은 생산성을 토대로 부가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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