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거래 제3국 기업 제재
이란은 외환시장 단속 등 대비
심각한 경제난 혼란 가중될 듯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미국이 지난 5월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이후 예고했던 대 이란 제재를 7일(미 워싱턴DC 기준) 0시부터 재개한다. 2016년 1월 핵 합의를 이행하며 제재를 완화하거나 중단한 지 2년 7개월 만이다. 그러나 이란도 핵 활동 재개,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 등을 내세우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공고히 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팽팽히 맞서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미국은 대 이란 제재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 거래 제재나 원유 구매 금지를 회피하려는 이란의 시도에 대해 "성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 국민은 불행하다. 이는 미국인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리더십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두 차례에 걸쳐 대 이란 제재를 복원할 계획이다. 우선 1단계 제재는 7일부터 시행된다. 2단계 제재는 1단계 제재일로부터 90일 이후인 11월 5일 시행된다.

7일 부활하는 1단계 제재는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들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8일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며 이달 6일을 90일간의 유예기간으로 설정한 바 있다.

1단계 제재는 △이란 정부의 달러화 구입·취득 △금·귀금속 거래 △흑연, 금속, 석탄 거래 △이란 국채 구매 또는 발행 지원 △이란 자동차 분야 거래 등이 대상이다. 2단계 제재는 △이란 국영석유회사와 원유·석유제품 거래 △이란 국영석유기업 및 이란의 해운·조선 거래 △이란중앙은행, 금융기관 거래 등이 대상이다. 사실상 이란 경제를 고사 상태에 빠뜨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버티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란은 제재 복원을 앞두고 외화거래 규제 완화를 발표하고 유럽으로부터 항공기를 서둘러 도입하는 등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외환시장 단속도 강화했다. 이란 사법부는 5일 이란중앙은행의 외환 업무를 총괄하는 아흐마드 아락치 부총재를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의 혐의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진 않았지만 미국의 이란 제재 공포로 급락한 이란 리알화의 가치를 악용해 부당 이득을 챙기는 외환 사범을 단속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은 현재 심각한 경제난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 있다. 최근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민생고와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대는 미국의 핵 합의 탈퇴 이후 리알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물가가 급등하고 실업난이 해소되지 않는 등의 문제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오랜 동맹국인 유럽 또한 지역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 외교관들은 "우리는 핵 합의에 규정된 모든 약속을 지키며 합의를 유지할 것이다. 우리가 그러지 못하면 이란 역시 (파기에 나서) 미국의 제재에 따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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