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반도체 등 주력업종 둔화 금리상승에 자금 조달비용 커져 증가율 최소 1.2%서 4.3% 전망
지난해 두 자릿수에 달했던 설비투자가 올해 한 자릿수로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등 주력 업종이 하반기부터 둔화하고 시장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비용이 커지는 등 하방 압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6일 한국은행과 한국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최소 1.2%에서 4.3%로 전망했다. 기관마다 전망 수치에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한 자릿수 수준으로 대폭 떨어졌다.
설비투자는 지난 2010년 22.0%까지 올랐다가 이후 등락을 거듭했다. 2013년에는 -0.8%로 내려 앉으며 역성장했다가 2014년 6.0%로 올랐지만 2년 뒤 2016년에는 -1.0%로 다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정보기술)업종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14.6%까지 치고 올랐지만 올해 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다시 고꾸라질 전망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 발표한 경제수정전망에서 설비투자 증가율을 기존 2.9%에서 1.2%로 대폭 낮췄다. 지난해 반도체가 크게 성장한 데 대한 기저효과가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은 중국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고 가트너 등 시장전망기관도 지난해부터 반도체 성장률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민간연구기관도 올해 설비투자가 보수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하반기 설비투자 성장률이 1.0%로 연간 성장률이 3.0%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각각 4.3%, 3.9%로 전망했다.
이미 상반기 설비투자지수는 매월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 1월 설비투자지수는 13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5% 급증했다. 이후 매월 떨어지더니 지난 5월 증감률은 -3.7%로 마이너스로 떨어져 6월에는 -13.8%로 그 폭을 더 키웠다.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 수주액과 자본재 수입액 증가율도 추세적으로 하락하며 향후 설비투자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기계 수주액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자본재 수입액 증가율도 지난 1월(27.3%)을 정점으로 2월(19.0%), 3월(9.7%), 4월(9.1%)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향후 시장금리 인상과 각종 조세·재정정책 변화에 따라 기업 투자 환경은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0% 가까이 올랐고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기업대출금리도 3%대 후반으로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 6월말 기준으로 3.85%다.
벌써 기업별로 올해 투자계획은 중견·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대기업의 올해 투자계획은 기존 대비 9.8% 늘었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30.8%, 15.1% 감소했다. 건설업과 자동차업종의 투자 축소가 주된 원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민간 부문에서 투자 확대 및 시장 진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고부가가치 산업 및 신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중국의 ICT 관련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면 관련 산업 경기가 둔화할 수 있어 유망 산업 발굴 등으로 설비투자 불균형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