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정부가 BMW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 결함 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 보기 위해 BMW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회사 측이 밝힌 결함 원인 외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운행자제' 권고까지 내려졌지만, 연일 도로 위에선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벌써 30여건이 넘었다. 차량 화재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특정 차종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화재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차주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들을 추려 전문가들에 물어봤다.
◆국내에선 해외와 다른 부품을 썼다?
BMW코리아는 잇단 주행 중 화재 발생사고 원인으로 의심받는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의 냉각장치와 밸브 부품을 해외와 다른 부품을 국내에 적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불가능한 일"이라고 못 박고 있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판매된 차량에도 동일한 부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부품 공용화로 인해 특정 시장에서 다른 부품을 쓰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미국, 유럽 등과 같은 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리콜만 받으면 안전하다?
지난 4일 목포에서 화재 관련 진단을 받은 BMW 520d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회사 측과 국토교통부는 '서비스센터' 과실로 결론을 내렸다. BMW 서비스센터는 엔진에 내시경을 넣어 EGR 부품의 화재 위험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데, 목포 서비스센터는 부품의 겉면만 보고 내부 상태는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근본적인 원인을 아직 찾지 못한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은 리콜 자체는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반면 BMW코리아 측은 "긴급진단만 받는다면 화재는 발생하지 않는다"며 "목포서비스센터 사태 이후 철저히 진단과정을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폭염이 화재를 부추겼다?
올해 국내에는 기상청 관측 111년 이래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등 폭염에 시달렸다. 이에 일각에선 높은 기온이 차량 화재를 부추긴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BMW코리아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 밝히고 있는 EGR 모듈 결함 외 다른 부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도로 위 다른 차량 역시 BMW와 같은 환경에 노출됐다. 다른 차량에서도 화재가 같이 발생해야 하는데 유독 BMW에만 몰렸다. 다만 이호근 교수는 "기존 결함 외 폭염이 이를 부추겼다고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주차장에서 BMW를 피해라?
일부 주차장에선 아예 BMW 차량을 받지 않고 있다. BMW 전용 주차공간을 따로 분리해 놓는 곳이나 받아주지 않는 기계식 주차장도 나왔다. 일부 BMW 차주 사이에선 "전용공간이 생겨 주차하기 편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진 BMW 화재 사고 차량 대부분은 고속도로 등 고속 운행에서 발생했다. 다만 주·정차 중인 차량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호근 교수는 "주행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차량을 세워둘 경우 엔진룸에 남은 잔열로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BMW코리아 측은 "실제 주차된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한 경우도 있다"면서도 "현재 이슈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