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8월 인상은 시기상조" 한은"경제지표 불확실"시점고민 미국 등 주요국 금리인상 가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신호가 짙어졌지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8월 중 금리인상은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더 힘을 받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지표가 좋지 못해 인상하기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은행, HSBC, 골드만삭스 등 여러 해외투자(IB)기관들은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낮아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8월이 아닌 4분기로 전망했다.
IB기관들은 애초 7월 물가 인상률이 1.7%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물가 상승률은 1.5%에 그쳤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4월 1.4%에서 5월 1.3%, 6월 1.2%, 7월 1.1%로 3개월 연속 하락세다. HSBC와 씨티은행은 폭염 등으로 신선식품 가격 급등을 예상했으나 오름폭이 전월대비 0.4%에 그쳐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관리물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율도 6월 1.8%에서 7월 1.6%로 둔화했다고 평가하며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좋지 않다고 봤다.
씨티은행은 오히려 폭염으로 인해 정부가 전기료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기존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가 전기요금을 10~20% 인하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9~0.38%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계절적 요인 때문에 8월 인상보다는 10월 인상에 무게를 뒀다.
JP모건도 보고서를 내고 한은이 4분기 중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8월 인상이라는 기존 전망을 바꾼 것이다. JP모건이 예상 시기를 늦추 것은 물가 상승률이 한은 목표치(2.0%)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잡고 역전된 한·미 금리차로 인해 터질 수 있는 자본 유출에 대응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높지만 당장 경기 지표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요국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일 경제 평가를 '강함(strong)'올 수정하며 9월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영란은행도 지난해 11월 인상 이후 동결해왔던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올렸다. 일본은행은 지난 7월 말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했지만 장기금리 상승은 일정 부분 용인하면서 사실상 긴축 통화정책으로 방향을 틀었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 회의는 8월 31일과 10월 18일, 11월 30일 세 차례 남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수의견은 향후 금리 변경을 위한 시그널로 해석되지만 현재 미·중 통상갈등 우려에 따라 3분기 중 금리 인상은 부담"이라며 "국내 경제도 불확실성이 높아 자칫 높였다가 비난을 살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