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무용론' 등 반정부 기류 확산
"재심의 요구 무참히 묵살" 분노
생존권 연대 '불이행' 운동 돌입

고용노동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8350원으로 확정 고시하면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중기업계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중소벤처 산업활성화를 위해 승격시킨 '중기부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5일 소상공인업계와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지난 3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제시한 최저임금 인상안을 확정 고시하면서 중소 벤처업계, 소상공인 들을 중심으로 반정부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은 지난 3일 일제히 성명을 내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노동부가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경제단체들의 재심의 요구를 무참히 묵살하고 2019년도 최저임금 고시를 강행해 소상공인들은 허탈과 분노에 휩싸여 있다"고 토로했다. 중기중앙회도 "법상 결정기준인 노동생산성이 고려되지 않은 점, 산입범위 상쇄분·협상 배려분 등이 인상으로 반영된 점, 지금의 경제상황·고용지표·영세기업의 한계상황 등을 고려하지 못한 점에서 최저임금 재심의의 필요성이 충분함에도 원안이 고수됐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당장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는 이달 중 자체 마련 중인 노·사 자율협약 표준 근로계약서를 전국 소상공인들에게 배포하고 본격적인 '최저임금 불이행' 운동에 돌입한다. 생존권 운동연대는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등 100만여 명 규모의 소상공인단체들이 연대한 것으로, 오는 29일을 '전국 소상공인 총궐기의 날'로 정하고 최저임금 강행을 비판하는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다.

전국 소상공인들이 자체 표준 근로계약서 적용에 나설 경우, 최저임금 불이행 사업장을 단속하는 노동부 근로감독관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확정 고시된 최저임금에 근거해 산정한 임금을 받으려는 근로자와 자율협약에 따라 임금을 정하려는 소상공인 간 분쟁도 우려된다. 무엇보다 최저임금 위반은 최저임금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범법 행위인 만큼, 소상공인들의 최저임금 불이행이 '을'과 '을' 간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노동·인력·환경 분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표준 근로계약서를 오는 29일 총궐기일 이전에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생존권 연대의 오프라인 활동과 SNS, 소상공인단체 홈페이지 등을 총 동원해 자체 표준 근로계약서를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중소, 소상공인들의 분노는 중기부로 향하고 있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출범 1주년 간담회에서 "소상공인·중소기업계의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요구를 국무회의에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중소업계의 요구는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중기부 무용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중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문제로 '을'들의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중기부가 실질적으로 한 게 뭐가 있느냐"면서 "외형적으로는 중기청 에서 중기부로 '승격' 됐지만, 실상은 정부가 중기부를 제대로 상대해 주지 않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부처 위상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공격했다.

소상공인 관계자도 "중기부가 출범했을 때, 소상공인·중기업계가 기댈 언덕이 될 곳이 생겼다고 기대를 했지만, 현재 중기부는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며 "장관이 진정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었는지, 이를 국무회의에서 강력히 피력했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당초,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를 줄어들게 하고 경기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우려를 표했지만, 결과적으로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7월 최저임금 인상이 "하반기 경제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된다"면서 최저임금 개선 가능성을 피력한 바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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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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