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부임 이후 18년 만에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주행 중 차량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하며 '불타는 BMW'라는 오명을 썼고, 10만6000대에 달하는 차량이 결함시정(리콜) 조치를 받기 위해 서비스센터를 찾고 있다.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차량 결함에 따라 실시하는 리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김 회장이 국내 수입차 업계 '최장수 CEO(최고경영자)'로서 어떻게 난관을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서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한 BMW 차량만 30여대에 달한다. 이에 BMW코리아는 지난달 말부터 화재 발생에 대한 결함을 인정하고 자발적 리콜 조치에 들어갔다. 대상 차종만 10만6000여대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으로 인한 리콜을 제외하고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 제작결함으로 실시한 리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손에 꼽힌다.
하지만 리콜 기간 중에도 화재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자 교통 당국인 국토교통부가 리콜 대상 차주들에게 '운행자제' 권고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김효준 회장으로선 작년 인증서류 조작 사건과 함께 부임 이후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그는 1995년 BMW코리아와 인연을 맺은 뒤 2000년 BMW그룹 최초의 '현지인 CEO'로서 지금까지 18년 동안 회사를 이끌고 있다. 작년 회사 차량 인증서류 조작으로 곤욕을 치르기는 했지만, 올해와 같은 대규모 참사는 유례없는 악재다. 작년 김 회장은 인증서류 조작에 대한 부담 탓인지 독일 본사 임원의 방한 당시 사장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문제를 매듭지은 이후 책임을 지고 용퇴 의사를 밝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MW코리아는 오는 14일까지 모든 리콜 대상 차종에 대한 안전진단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61개 서비스센터에 안전 진단 장비를 배치하고 '긴급 정비' 태세에 돌입했다. 소비자가 원할 경우 직원이 직접 소비자를 찾아가기도 한다. 이렇게 매일 1만 여대 차량을 손본다는 계획이다. 또 차량 진단 기간 필요 시 무상으로 렌터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회사 측의 이 같은 대처에도 '늑장 대응'이라는 소비자들의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대처는 원론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안전진단이 아니라 이른 시간 내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급선무"라며 "렌터카를 제공하는 조처 역시 기본적인 조처일 뿐 근본적인 대응책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 <BMW그룹코리아 제공>
주행 중 화재로 전소된 BMW 420d. 해당 차량은 최근 BMW코리아가 발표한 리콜대상에 포함된 차종이다. <인천 서부소방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