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윤석헌 "갈등없다"일축
두기관 갈등 언제든 점화 우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의 '불협화음'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질타를 받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감원장은 갈등설을 일축했지만 앞으로 금융 현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갈등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업무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은 최근 불거진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을 따져 물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은 "2015년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취임 뒤 선물한 액자에는 '혼연일체'라는 말이 쓰여있다"며 "하지만 지금의 금융위와 금감원을 보면 혼연일체보다는 '일의고행(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혼자만의 생각대로 간다)'이라는 말이 떠오른다"고 꼬집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근로자추천이사제, 키코사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등 금융위와 금감원 간 이견이 있는 부분이 많다"며 "금융위의 지위 통제를 받는 금감원이 월권을 하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또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시장의 불안을 부추긴다거나 정치적인 공격에 이용되는 것은 없어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국민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논쟁이라면 충분히 권장할만하지만 이러한 우려들이 자꾸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서는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지적이 쏟아지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취임하기 전 각종 현안에 대해 생각이 달랐기 때문에 일부 문제들에 대한 두 기관의 견해가 상이한 부분이 있었다"며 "윤 원장이 평소 생각과는 달리 금융위와 맞춰 주겠다고 했고 최대한 두 기관이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지금까지 금감원의 입장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금융위가 정책과 감독을 아울러야 한다는 입장도 고려해 걱정하는 바를 해소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두 기관의 수장이 직접 갈등설을 일축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습이지만, 현행 체계상 두 기관 간의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 설치에 관한 법에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며 "법이 그대로 있는 한 금융위와 금감원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금융위는 금융정책 역할에 치중하고 감독업무는 금감원에 완전히 이양한 뒤 금감원이 업무를 잘하고 있는지 감독하는 방향으로 가는 대안이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수기자 mi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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