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VOA, 위성사진 통해 확인 "구조물 재건 사흘이면 가능해" 전문가 "핵 보유국 인정 속셈"
지난달 30일 촬영한 북한 평성 '3월 16일' 자동차 공장. 빨간 원안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조립시설. 미국의 소리방송은 이 시설이 최근 해체된 것이 민간위성을 통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VOA홈페이지 캡처
[디지털타임스 박미영 기자]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에 이어 평양 인근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시설도 해체한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각) 환영하면서도 해체 작업에 대한 전문가 검증을 요구해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날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지난 20∼21·24일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 평안남도 평성의 미사일 조립시설에서 구조물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VOA는 "북한이 이 구조물을 완성하는데 사흘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이 해체한 시설을 언제든 재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해외참전용사회 전국대회에 참석해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에 대해 "북한이 핵심 미사일 시험장 해체를 시작했다는 새로운 사진들이 나왔다. 환영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장관도 이날 미·호주 외교·국방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엔진실험장 해체 착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약속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엔진 실험장을 해체할 때 그 현장에 감독관을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고 검증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무부도 따로 논평을 내고 검증을 재차 요구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분명히 검증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라며 "적법한 그룹과 적법한 국가들에 의해 이뤄지는 검증이 미국 정부가 추구하는바"라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때도 언론의 취재만 허용했을 뿐 전문가 집단의 참관을 불허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조치가 종전선언이나 대북제재 해제를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또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는 동력이 될 수 있겠지만 종전선언과 맞바꾸는 등가 공식은 성립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미국과 종전선언·평화협정을 체결해 사실상 핵보유국을 인정받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서해 미사일 발사장 폐기는 미래의 핵·미사일에 대한 우려만 제거됐을 뿐 과거 핵 프로그램을 제거했다고 보기 어려워 비핵화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도 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싶어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당국은 이달 초 함경북도 당 위원회에서 간부들을 대상으로 "핵무기는 전대 수령들이 남겨준 유산이며, 완전한 핵 포기는 있을 수 없고 핵이 없으면 죽음"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고 25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