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트럼프 비판?… "독재자들의 정치 부상"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강연서
"민주주의 제도·규범 망치려 해"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독재자들의 정치가 부상하고 있다"며 "권력자들이 민주주의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든 제도와 규범을 망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다음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요하네스버그의 워더러 크리켓경기장에서 진행된 넬슨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만델라가 강조했던 민주주의와 다양성, 관용의 정신을 강조하며 "공포와 분노의 정치를 추진하는 정치인들이 불과 몇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지도자와 인종에 기반을 둔 이민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보호무역주의, 반이민 정책 등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그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은 현 시기를 "이상하다고 불확실하다"고 묘사했다. 그는 "매일 뉴스매체는 혼란스럽고 충격적인 기사 제목을 가져온다"면서 세계의 많은 곳이 더욱 위험하고 야만적인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위협을 목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행사는 넬슨만델라재단이 주최했으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만델라 전 대통령의 부인인 그라사 마셸 여사 등 1만5000여명이 참석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