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간편송금 서비스업체 '토스'(사진)와 경쟁이 아닌 협력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간편송금, 간편환전 등의 서비스뿐 아니라 적금상품 출시 등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는 시중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적금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토스가 시중은행과 적금을 개발하는 것은 처음으로, 올해 안에 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스는 이미 20개 은행, 8개 증권사와 제휴를 통해 간편송금, 통합계좌 조회, 대출맞춤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토스의 핵심 서비스인 간편송금은 공인인증서 없이 금액과 받는 사람의 계좌, 연락처 등을 입력하고 암호나 지문 등으로 인증을 하면 계좌이체가 되는 서비스로 이용자들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은행권 중에서는 KEB하나은행과 처음으로 제휴를 맺고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증권사 중에서는 신한금융투자와 제휴해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한 계좌 개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토스에서 이들 금융사의 계좌를 개설할 경우 송금 무제한 무료 및 하루 최대 송금한도 200만원,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토스는 지난달에는 하나은행과 간편환전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해 4월 KB국민은행과의 간편환전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올해는 하나은행이 새 사업자로 선정됐다.
시중은행이 자체 모바일뱅킹을 통한 간편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음에도 토스와 손잡는 이유는 토스가 차별화된 서비스로 1020세대의 유입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토스는 2015년 간편송금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018년 6월 현재 누적다운로드 1800만, 누적 송금액 18조원을 돌파했다. 1020세대를 중심으로는 '토스해요'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실제 지난 3월 시장조사기업 랭키닷컴이 안드로이드 단말기 사용자 4만명을 표본조사한 결과 토스를 이용한 20대 이하 고객은 227만명으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우리은행) 평균 사용자수인 83만5000명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금융당국의 주도로 야심차게 출범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 역시 간편송금 시장에 가세했지만 토스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는 모습이다.
오현정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권은 토스를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과 경쟁관계를 벗어나 협업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변화 상황을 주시하며 협업 또는 독자적 생존에 대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는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금융경험을 제공해 누구나 쉽고 간편한 금융생활을 모토로 한다"며 "간편송금, 간편환전 등의 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차별화된 포인트로 다가가며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