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제주포럼서 개회사
규제 개혁 지연 문제 쓴소리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우리가 폐쇄적인 규제환경 속에서 오랫동안 지내다 보니, 국제기준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에 대해 무덤덤해지고, 위기감을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개혁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낸 것이다.

박 회장은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막된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개회사를 통해 "우리 경제가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하향 추세에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이 추세를 되돌리기 위한 노력에 모든 국가적 역량을 모아나갈 것"을 호소하면서 규제 총량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폐쇄적인 규제환경, 경제의 편중화, 한계에 이른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력, 진입로가 막힌 서비스업, 높게 드리워진 기득권 장벽, 중소기업의 낮은 경쟁력, 저출산 등 풀어야할 숙제들이 많다"며 "이들에 대한 근본 처방 없이는 거시지표의 경고음이 계속될 것이며, 소모적인 논란이 생겨나고, 경제는 내리막길에 놓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경제와 산업, 기업의 미래를 위한 3가지 선택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우선,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는 '균형감 있는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한국경제를 '자전거 타기'에 비유한다면 '개혁의 방향'이라는 핸들은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에 '성장'이라는 페달을 힘차게 돌려야 한국 경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 정책을 개발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늘리는데 집중한다면 새롭게 창출된 부가가치는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투자를 가능케 하고, 사회 안전망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산업의 미래를 위한 선택'으로 파격적인 규제 개혁을 꼽았다. 그는 "이제는 세부 방법론을 찾는 등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향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곳곳에 위치한 '기득권의 벽'을 허물기 위한 '공론화 과정'을 서두르고, 정부가 국회와 협력해 '규제 총량 관리'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기업들도 법과 규제 이전 단계에서, 선진 규범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또 "지난달 발표된 기업문화 2차 진단에서 '청바지 입은 꼰대'라는 말을 듣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며 "넥타이를 풀고 청바지를 입는 외형적 변화보다는 마인드 셋부터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의사결정 구조부터 업무방식, 인재육성, 리더십 모델에 이르는 전 과정을 바꿔야 혁신의 동력(dynamics)이 촉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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