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의 주력 엔진인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ICT(정보통신기술) 수출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60~70%에 이르던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올해 상반기 들어 30%대로 완만해지면서 동력이 점점 약해지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상반기 ICT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18.3% 증가한 1074억7000만 달러를 기록해 역대 반기 최고 수출액 기록을 경신했다고 18일 밝혔다. 6월 수출액은 19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0.4% 증가했고, 이는 작년 9월 192억5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수출 증가율은 2016년 12월 이후 19개월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역대 최고 실적 달성의 원동력은 반도체였다. 지난 6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37.5% 증가한 11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반도체 수출액은 620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2.5% 증가했다. 이는 전체 ICT 수출액의 57.8%에 이르는 숫자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올해 들어 서서히 완만해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60.2%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1월 53.8%, 2월 40.7%, 3월 44.3%, 4월 36.6%, 5월 43.5% 등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특히 메모리 멀티칩 패키지(MCP) 제품(-10.5%)의 경우 2015년 7월 이후 3년 만에 월 수출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MCP란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하나로 묶어 단일칩으로 만든 것으로, 이는 전체적인 스마트폰 시장 위축과 함께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의 영향으로 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비중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주력 수출 품목인 D램과 낸드플래시는 여전히 견고한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가격 하락 조짐이 보이고 있어 성장세는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를 비롯해 업계에서는 지난달 말 현재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PC용 D램 주요 제품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반기에는 상승세 둔화 또는 일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등 ICT 수출의 둔화는 우리 수출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올해 상반기 전체 수출(2975억2000만 달러)에서 ICT가 차지하는 비중은 36.1%에 이르기 때문이다. 특히 무역수지에서 ICT가 552억2000만 달러 흑자로 전체(325억2000만 달러 흑자)를 웃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한편 상반기 컴퓨터와 주변기기 수출은 59억3000만 달러로 38.0%,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는 34억9000만 달러로 49.0% 각각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592억3000만 달러로 26.8%, 베트남이 127억2000만 달러로 9.8%, 미국이 95억1000만 달러로 16.5%, EU(유럽연합)가 59억4000만 달러로 14.6%, 일본이 22억3000만 달러로 7.4% 각각 증가하는 등 주요국에서 모두 선전했다.

ICT 수입은 반도체가 212억4000만 달러로 9.8% 늘었고, 컴퓨터와 주변기기가 68억8000만 달러로 24.1% 늘었다. 전체 수입액은 7.6% 증가한 522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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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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