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보장상품 금리정보 제공
금융사간 수익률·수수료 비교도



금감원, 내년 하반기 플랫폼 구축

퇴직연금시장 규모가 170조 원에 달하는 등 외형적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여전히 1%대 수준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수익률 탓에 가입자들의 관심이 떨어졌고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마저 수익률 제고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169조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적립금 규모는 21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외형 성장에도 퇴직연금 연간수익률은 지난해 기준 1.88%에 불과하며, 가입자가 부담하는 총비용부담률도 0.45%에 달한다. 실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는 연간 총 7662억 원의 수수료를 가입자로부터 수취하고 있다. 금융회사별로는 은행 4123억 원, 생명보험 1843억 원, 금융투자업권 1141억 원, 손해보험 555억 원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무관심과 지나치게 보수적인 투자성향, 금융회사의 수익률 제고노력 미흡한 것이 퇴직연금 수익률 저조의 원인"이라며 "실제 지난해 전체 가입자의 90.1%가 퇴직연금 운용지시를 전혀 변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감원은 퇴직연금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4~5월 간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 48곳에 대한 퇴직연금 업무프로세스를 점검했다. 또 금융회사·전문가그룹 및 각 협회 등과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퇴직연금시장 관행 혁신과제를 발굴했다.

금융감독원은 내년 하반기까지 퇴직연금상품을 제공하는 모든 금융회사의 상품정보를 한 곳에 집중하는 '퇴직연금 전용상품 플랫폼(가칭)'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는 금융회사별로 자사가 취급하는 상품목록만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어 가입자가 전체상품을 비교하려면 전 금융회사 홈페이지를 모두 방문해야 한다.

금감원은 우선 플랫폼을 통해 은행 및 저축은행 예·적금, 환매조건부채권매수(RP),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원리금보장상품의 금리정보를 통합 제공할 계획이다. 펀드는 이미 구축돼 있는 '펀드다모아' 등과 링크방식으로 연동할 예정이다. 또 각 금융협회 및 퇴직연금 종합안내 홈페이지에 금융회사의 수익률·수수료 정보를 비교공시한다. 운용상품별 현황, 원리금보장상품 만기내역 등 투자판단 핵심요소를 포함하도록 적립금운용현황보고서 표준서식도 마련한다.

가입자들의 퇴직연금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품제안서' 표준서식을 마련할 계획이다. 상품제안서에는 상품을 고금리·저비용 순으로 배열하되 단기보다는 장기수익률을 우선 표시하고, 수수료를 세부항목별로 구분 기재한다. 예금 평균금리, 소비자물가지수, 예금자보호법 적용 여부 등 투자판단 요소도 제공한다.

금감원은 가입자가 '특정상품을 지정'하는 방법 외에 '운용대상의 종류·비중·위험도 등을 지정'하는 방안도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원회 협의를 통해 추진한다. 가입자가 운용대상의 종류·비중·위험도 등을 지정하면 금융회사가 적시에 최적의 원리금보장상품을 제공할 수 있고, 가입자 입장에서도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상품별 금리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 금융회사의 경우 가입자의 운용지시가 없는 퇴직연금 적립금 중 대기성자금의 규모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대기성자금은 5조9000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합리적인 수수료 산정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금융회사 간 원리금보장상품 교환비중 공시를 위무화하고, 특정 사업자 간에 저금리 예금 등을 집중 교환해 수익률을 하향 평준화시키는 행위를 근절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연금시장 전반의 신뢰 확보를 위해 업계 등과 혁신과제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업계 표준안이 필요한 사항은 합동 TF에서 세부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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