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에 풀HD급 영화 14편 전송 자율주행차 시장까지 선도 전략 경쟁사 기술격차 반년이상 벌려
삼성전자 8GB LPDDR5 D램 패키지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삼성전자가 5G·자율주행차 시대에 맞춰 세계 최초로 차세대 규격의 모바일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1초에 고화질(풀HD 급) 영화 14편을 전송할 수 있는 엄청난 속도로, 차세대 스마트폰은 물론 정보처리 속도가 중요한 자율주행차 시장까지 선도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10나노급 8Gb LPDDR5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LPDDR(Low Power Double Data Rate)이란 저전력 특성을 가진 D램으로, 국제 반도체 표준협의 기구(JEDEC)가 정한 속도 규격에 따라 숫자를 부여한다. 이 제품은 현재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한 모바일 D램보다 1.5배 빠른(6400Mb/s)를 속도를 구현한다. 이는 1초에 풀 HD급 영화(3.7GB) 약 14편 용량인 51.2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속도다.
삼성전자는 1.1V에서 6400Mb/s로 동작하는 제품과 1.05V에서 5500Mb/s로 동작하는 제품 등 총 2개 라인업으로 구성했다. 이번 제품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전체 셀 영역에서 단위당 관리 구역을 16개로 늘려 데이터 처리 속도는 높이고 전력 소모는 줄인 것이 특징이다. 또 초고속 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속 동작을 검증하는 회로(High Speed Training Scheme)도 탑재됐다. 이에 더해 기존 제품보다 소비전력량을 최대 30% 줄여 스마트폰의 성능을 향상하고 배터리 사용시간도 늘릴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글로벌 칩셋 업체와 8GB LPDDR5 모바일 D램 패키지(8Gb LPDDR5 D램 기반)의 전체 동작 검증을 완료했다고 소개했다. 올 하반기 가동이 예상되는 평택 캠퍼스 2층 신규 라인에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들어 양산 전 단계에서의 기술개발을 알리지 않은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기술 개발 소식을 전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PDDR5는 아직 구체적인 규격이 확정되지 않은 제품인 만큼 수요도 확실하지 않다"며 "스마트폰 뿐 아니라 자동차 등의 개발이 약 2년~3년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해 시장 수요를 미리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LPDDR4x 규격까지는 나와 있지만 아직 5 규격에 대해서는 대략 6000Mb/s 수준이라는 기준만 제시된 상태다. DDR 규격을 쉽게 설명하면 데이터가 다니는 고속도로의 차선 수를 얼마나 더 넓히느냐에 따라 나는 속도의 차이를 구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정확하게 딱 떨어지진 않지만, DDR1이 1차선이라면 DDR2는 2차선, DDR3는 3차선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개발로 경쟁사와의 기술 차이를 최소 반년 이상 따돌렸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경우 내년 초부터 퀄컴 등 주요 수요업체들과 함께 LPDDR5의 동작 검증 등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전무는 "향후 10나노급 차세대 D램 라인업을 확대해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 변화를 가속화하고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을 지속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