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경우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외국에서 거두고 있고, 정유·화학 역시 절반 이상이 해외 매출이다. 미·중국 간 무역전쟁 등 보호무역 확대가 지속할 경우 이들 업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고, 이는 수출 감소로 직결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반도체와 석유제품, 석유화학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4%에 이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산 영업이익은 20조632억원으로 제조업 전체 영업이익의 52.8%에 달한다"며 "그러나 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하반기 미·중 무역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높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끝물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솔솔 흘러나온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가격이 하락 국면을 맞으면서 가격 강세로 초호황을 누리던 시절은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6달러였던 D램 반도체 가격은 6월 8.6달러로 하락했다. 6개월 연속 내림세다. 낸드 가격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는 이미 본격적 업황 둔화에 접어들었고 모바일과 PC용 D램 가격 하락도 4분기 이후 발생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실적과 기업가치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중국 기업들이 우리나라와 기술격차를 좁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중국 정부는 제조업 고도화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제조 2025(Made In Chin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굴기를 최대 역점사업으로 삼고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중국은 한국반도체 수출 물량을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어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한국 반도체의 대중 수출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유리하게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국내 정부와 기업들의 면밀한 상황 판단과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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