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61건 중 29건 무효
중소기업간 분쟁 13건으로 최다

#. A 중소기업은 신기술을 개발하고, 특허출원 전에 B사와 물품공급 계약부터 체결했다. 그런데 A사는 계약서에 비밀유지의무조항을 넣는 것을 빠뜨렸다. A사는 이 기술로 특허를 받았지만, 특허무효심판 과정에서 특허출원 전에 비밀유지의무가 없는 B사에 제품을 판매한 사실이 밝혀져 결국 A사의 특허는 신규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효가 됐다.

중소기업들이 애써 개발한 기술을 특허출원 하기 전에 비밀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어렵게 획득한 특허권이 무효가 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11일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비밀유지의무를 둘러싼 61건의 특허무효심판을 분석한 결과, 이중 48%(29건)이 비밀관리에 소홀해 특허가 무효화 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허를 받았다 하더라도 나중에 이미 알려져 있는 기술로 밝혀지면 그 특허는 무효심판절차를 통해 신규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돼 무효화 된다. 새로운 기술을 인정받아 특허를 획득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알려진 기술이라는 점이 입증되면 특허권이 취소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무효로 처리된 29건을 분쟁 당사자별로 보면 중소기업 간 분쟁이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소기업과 개인 간 분쟁(5건), 중소기업과 해외기업 간 분쟁(4건) 등의 순이었다. 중소기업 관련 사건이 전체의 80%를 차지해 중소기업이 특허를 출원하기 전에 기술보안 관리에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허심판원은 특허의 무효심판 단계에서 기업 내부의 자료가 신규성 상실의 증거로 제출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무효심판절차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술보안 조치를 해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기업 내부 자료에 비밀표시를 해 두거나, 사업제안서나 납품 계약서에 비밀유지 의무조항을 반드시 넣는 등의 방안이 있다.

박형식 특허심판원 심판9부 심판장은 "비밀유지의무를 둘러싼 특허무효 분쟁은 협력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동업자끼리 다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동업자끼리 공유한 내부 비밀자료를 근거로 소모적인 특허분쟁이 일어나고, 그 결과로 중요한 특허가 무효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허출원 전에 기술비밀이 유지되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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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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