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구속 위기를 피하며 한숨 돌렸다. 한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만큼 검찰은 조 회장에 대한 횡령·배임·사기 혐의 의혹 수사에 총력을 다 할 전망이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조 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살피면서 재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영장을 이날 기각했다. 기각 이유는 "피의사실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와 관련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검찰은 앞서 지난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혐의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애초 주된 의혹으로 제기된 상속세 탈루 혐의는 영장에 포함되지 않았다.
조 회장의 탈세 혐의가 빠진 구속영장이 기각된 만큼 검찰은 당분간 조 회장이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은 경위와 상속세 규모 등 세금 탈루 혐의 수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회장이 아버지인 고 조중훈 전 회장의 외국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내지 않는 의혹에 대해 서울지방국세청의 고발장을 받아 수사를 벌여왔다. 조 회장과 그의 형제들이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 회장이 미납한 상속세를 완납할 계획이라는 점과 공소시효 등 법리적 문제가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방침에 따라 구속영장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조세포탈의 가중처벌) 위반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대신 조 회장이 해외금융계좌에 보유한 잔고 합계가 10억 원을 넘는데도 과세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국제조세조정법 위반을 적용했다.
검찰은 영장에 적시된 횡령 등 5개 혐의에 대해서도 보강수사를 할 방침이다. 당분간 조 회장을 추가로 소환 조사하지 않고 기존 수사 내용 분석·검토에 집중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보강하는 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