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철도·도로 등의 SOC(사회간접자본) 협력 사업과 연계해, 북한의 통신인프라 구축사업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통신분야 협력 방안을 두고 SK텔레콤은 모바일 방식으로, KT는 위성 전략을 앞세웠다.
통신업계는 6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남북 ICT 교류협력 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남북 정부가 북한의 SOC 실사를 진행할 때, 통신망에 대해서도 함께 실태조사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북한에 통신 인프라 지원을 많이 해 온 KT는 북한에 광케이블이 리 단위까지 깔려 있는지 시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지 않고서 추정만으로는 어떤 정도의 시설이 필요할지 알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순용 KT 정책협력담당 상무는 "북한의 초고속 인프라 수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산림지역이 많아 선을 깔 수 있을지 정확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ICT 활용을 위해선 중기적으로 위성을 활용한 통신 환경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과거 개성공단에서 위성방송 서비스를 한 것처럼 유선망을 깔기 전에 위성을 이용한 커버리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상무는 "실무 차원에서 ICT분야는 아직 구체적인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북한이 개방된다고 해도 중국, 이집트 등 제3국이 남한보다 정보도 많을 수 있기 때문에 주전선수를 중심으로 기득권을 가진 해외 국가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성은 SK텔레콤 CR혁신TF장(상무)은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에서도 우리 국민들이 이동통신을 쓸 수 있도록 정부가 협력 어젠다에 포함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위성은 용량, 안전성 면에서 일부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지 전국망을 구축하는 대안은 될 수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윤 상무는 "유선에 비해 무선 인프라는 단기간 내 북한이 다른 나라 기술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다"며 "중국와 베트남, 미얀마 등에서도 무선 중심의 ICT 인프라 고도화 전략을 채택해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통신 인프라 고도화가 필수적인데 해외 사례를 고려할 때 '모바일 퍼스트'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최성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에 따르면 이미 평양의 20~50대의 60%가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업자들은 70년 간 북한에 대한 정보가 차단돼 있었던 만큼 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한 인구분포, 지형, 전기수급, 공사역량, 주민수요까지 제반 정보가 상당히 부족함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사업자들은 "북한 내부에서 내재적인 인프라 혁신이 일어나기는 어렵다"면서 "중국, 러시아, 이탈리아 기업들이 북한 개방 후 기회를 잡기 전에 남북ICT협력체를 구성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6일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은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동북아공동체ICT포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국회의원회관에서 '남북 ICT 교류협력 방안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심화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