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이통사 차이나모바일 진입 거부…中, 美에 반도체 반격
트럼프발 관세폭탄 피해 1조달러..세계경제 비상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 점화됐다. 미국이 중국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의 자국 진출을 거부하자, 중국이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자국 판매를 금지하는 등 맞보복에 나서면서 양국 간 갈등은 이제 본격적인 힘겨루기로 치닫고 있다.

특히 미·중이 반도체와 통신 등 정보기술(IT) 핵심분야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역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번지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피해 규모가 2조 달러(약 2226조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관리청(NTIA)은 2일(현지시간) 차이나모바일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를 들어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이 회사의 미국 통신시장 진출을 허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지난 2011년 차이나모바일이 미국 정부에 통신시장 진출 신청서를 낸 지 7년 만에 거부 판정이 사실상 확정된 것이다.

데이비드 레들 상무부 통신정보 담당 차관보는 NTIA 성명에서 차이나모바일에 대한 평가 결과에 대해 "미국의 법 집행과 국가안보 이익에 위험이 증가한 점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 NTIA는 이 같은 결과가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정보 활동과 경제 분야에서의 간첩 행위, 차이나모바일의 규모와 기술 원천 및 재원 등을 주로 평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터무니없는 억측과 고의적인 억압'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우리 기업에 시장원칙과 국제 규칙에 따를 것을 독려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 게임의 구시대적 이념을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차이나모바일은 현재 8억99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이다. 뉴욕과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고 최근에는 중국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 2위 통신업체 ZTE를 상대로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를 가했으며, 이 때문에 ZTE는 폐업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중국 역시 마이크론의 중국 내 반도체 판매 금지로 미국의 공세에 맞대응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 푸저우시 법원은 대만 반도체 업체인 UMC가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을 상대로 D램과 낸드플래시 관련 26개 제품의 중국 내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는 예비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을 내렸다.

마이크론은 미국에 본사를 둔 반도체 대기업으로, 작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올렸다. 마이크론과 대만 반도체 업체인 UMC는 지난해부터 중국 법원에서 영업 기밀 탈취 등을 놓고 다툼을 벌여왔다.

한편 미국은 중국산 제품 최대 4500억 달러 규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공세를 펼친 바 있다. 1차로 340억 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는 오는 6일부터 부과될 예정이다. 중국 역시 같은 규모로 같은 날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21세기 패권국가를 노리는 중국, 이에 위협을 느끼고 견제하기 시작한 미국."

대한상공회의소가 4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경영콘서트에서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 어디까지 갈 것인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최근 미중 통상갈등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최 교수는 먼저 중국에 대해 "더이상 짝퉁과 싸구려를 만들던 그 중국이 아니다"라면서 "미국을 제치고 21세기 패권국가로 등극하려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런 턱밑 추격에 위기를 느낀 미국이 중국의 질주를 좌시하지 않고 견제하기 시작한 결과가 바로 미중 무역전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특히 "하루 1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를 미국에 안기는 중국을 손보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폭탄 공세는 이제 시작"이라며 "장기 집권 기반을 구축하고 21세기 중반까지 미국을 추월해 세계최고 강대국을 선언한 시진핑(習近平)은 물러서지 않을 태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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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인 상하이 행사장 내 차이나모바일 전시장 전경.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인 상하이 행사장 내 차이나모바일 전시장 전경.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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