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트렌드X/마크 펜, 메러디스 파인만 저/더퀘스트/1만9800원

"인구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집단이 시장을 만들고, 선거의 결과를 결정하고, 산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사회를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메가트렌드에서 마이크로 트렌드로. 대량생산-소비로 성장하는 '포드 경제'서 맞춤형·차별화 위주의 '스타벅스 경제'로 변화하고 있다.

몇 개의 큰 힘이 세상 돌아가는 법을 결정하던 메가트렌드의 시대는 지나갔다. 경제는 스타벅스 커피 종류만큼 맞춤화되어 가고, 대중의 선택은 그 어느 때보다 개별적인 세상이기 때문이다.

워싱턴 제1의 영향력자로 통하는 저자 마크 펜은 우리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 사회 전반에 흐르는 거대한 기류가 아니라, 작은 집단들 속에서 조용히 일어나는 변화라는 대담한 주장을 10년 전부터 펼쳐 왔다.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아주 여러 개의 작은 렌즈들로 들여다본다. 마크 펜은 여론조사, 마케팅, 광고, 그리고 전략 전문가로 40년 넘게 정재계의 최고위층과 함께 일하고 있다. 내로라 하는 여론조사 권위자로서 빌 클린턴과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캠프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냈고 '사커 맘'이라는 중대한 트렌드를 포착한 주인공이다.

지난 2008년 마크 펜의 글로벌 베스트셀러 '마이크로트렌드'는 작은 집단의 행동이 그 집단을 넘어 미국 전역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치는 원리를 설명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와 통찰력을 제공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또 다른 변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1%'들이 만드는 마이크로트렌드의 영향력이 전보다 훨씬 더 커졌다는 것.

지금 세상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까닭은 서로 대립되는 기류들이 부딪혀 일어나는 권력 이동의 산물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온라인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은 이미 기존의 미디어를 압도하고 있다. 권력을 휘두르는 게이트키퍼가 사라진 유튜브 시대이니, 이제 누구나 어디서든 자기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여론과 시장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날 유튜브가 전통적인 미디어와 기업들을 제치고 지배적 플랫폼으로 부상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누군가가 아무리 엉뚱하고 색다른 선택을 한다 해도 취향이 같은 사람을 10만 명은 찾을 수 있는 세상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변화는, 과거와 달리 어떤 현상이나 트렌드가 한 방향이 아닌 '서로 반대되는 양방향'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 요즘 흔히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말들을 한다.

구체적으로 이 책이 설명하는 50개의 신종 마이크로트렌드는 지난 10년간 일어난 혼란스러운 변화의 물결 속에서 탄생했고, 아울러 앞으로 10년간 점점 더 영향력을 키워갈 것들이다. 예컨대, 비주류 유권자와 반동의 정치가 되살아난 대목은 지난 미국 대선과 한국의 정치를 이해하는 데도 유용하다.

이외에도 4차산업혁명 시대의 다양한 기술과 사회운동, 그리고 데이트 방식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을 구성하는 각종 요소가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발전할 것인지를 종횡무진 파헤친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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