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에 밀려 3위 탈환 못해
판촉에도 소비자 신뢰회복 난항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한국지엠(GM)이 지난달 본사인 미국 제너럴모터스로부터 약 3조원의 출자전환을 받아 경영정상화에 시동을 걸었지만 국내 판매 3위 탈환에 실패하면서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했다. 군산공장 폐쇄 여파 등으로 땅에 떨어진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6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같은 달보다 16.8% 감소한 9529대를 판매하면서 쌍용차(9684대)에 밀려 4위를 차지했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이다.

부도 문턱까지 갔던 한국GM은 지난달 경영정상화를 재무개선 절차를 완료했다. 6월 12일 GM이 한국GM에 빌려줬던 차입금 28억 달러를 출자금으로 전환하는 절차와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편성된 8630억원의 유상증자 이행 등으로 모두 3조88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면서 부터다.

하지만 정작 판매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서 시판 중인 차량 14종 가운데 3종을 제외한 전 차종의 판매량이 전년과 비교해 줄어들었다. 이 중 수입판매하는 친환경차 2종과 경상용차인 다마스를 빼면 승용차 판매가 모두 줄어든 것이다. 사실상 국내서 생산하는 승용차가 시장에서 먹히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회사는 지난달 크루즈와 올란도를 최대 300만원 깎아주는 판촉을 진행했지만, 소비자 마음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크루즈와 올란도의 6월 판매량은 5월과 비교해 각각 54.44%, 48.2% 줄었다. 그나마 최대 400만원을 깎아준 캡티바 판매량이 36.1% 늘었지만 판매량은 200여대 수준에 그쳤다. 이들 차량은 모두 군산공장 폐쇄로 단종을 앞둔 모델들이다.

한국GM은 임시방편으로 본사인 GM로부터 들여오는 차종을 늘릴 계획이다. 지난 6월부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이쿼녹스를 들여왔고,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 추가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수입판매차종은 모두 7개까지 늘어난다. 현재 시판 중인 승용차 12종 가운데 3종이 단종되면 남는 차종은 9종이다. 수입판매차 비중이 압도적으로 치솟게 된다. 수입판매차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국내 생산물량이 적어진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회사의 수입판매 차종 도입 때마다 노동조합과 마찰을 빚고 있다.

신차는 내년 말에 부평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다. 창원공장에서 생산할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는 2022년 생산예정이다. 이들 차종은 트랙스와 스파크를 대체한다. 제품군이 늘어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회사로선 단숨에 판매량을 끌어올릴 뾰족한 수가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판촉 강화와 브랜드 캠페인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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