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추천없이 8명째 기재부인사
금융권 "사마귀 뒤 황새있는 격"

한국은행 감사 자리에 또다시 기획재정부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은 노조가 "또 낙하산 인사"라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한은 역시 서울외국환중개 회사 역대 사장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사마귀 뒤 황새가 있는 격'이라고 비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내로 공석인 감사 인사를 실시한다. 사실상 기재부 이모 국장이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한은 내 감사는 기재부 장관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한은의 업무를 수시로 살펴 이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하는 게 역할이다. 임기는 3년으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으며 연봉은 3억원에 이른다.

기재부 장관이 해당 자리에 대한 추천권이 있지만, 다른 분야 출신 인사에 대한 추천 없이 8명째 기재부 인사만을 추천하면서 낙하산 논쟁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기재부에서 한은 감사에 대한 추천권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7년 12월 한은법이 전면 개정되면서부터다.

개정 이후 지금까지 한은 감사 자리는 기재부 출신으로만 이뤄졌다. 1998년 강영주, 2000년 김우석, 2003년 이상용, 2006년 남상덕, 2009년 강태혁, 2012년 송재정 등 모두 재정경제부, 재무부 등 옛 기재부를 거친 인사들이 맡아왔다. 2015년에 부임한 하성 전 감사도 기재부 출신으로 지난 6월 12일 임기 만료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은 감사는 매년 종합감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정부와 금융통화위원회에 제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도 참석한다.

한은 노조에서는 한은 감사의 역할상 금융계 다양한 분야에서 합당한 전문가를 물색할 수도 있지만 그런 절차 없이 기재부 인사만 추천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한은의 독립성마저 침해받고 있다는 게 한은 노조의 주장이다. 하지만 한은 역시 '낙하산 인사'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2000년 금융결제원의 100% 출자로 설립된 서울외국환중개 사장 자리에 한은 출신을 내려 보내고 있다.

이에 서울외국환중개는 "한은의 뒷방"이라는 비판이 금융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는 외국환, 원화자금 등 금융기관 간 금융상품을 중개하는 종합중개회사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역대 사장은 모두 한은 임원 출신이다. 한은은 금융결제원 사원은행 의장을 맡고 있어 입김이 가장 크다.

조은애기자 eun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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