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후보 단일화 움직임 감지…이해찬·김부겸 출마여부 변수
비주류계서 친문 단일화 견제 시각도

[디지털타임스 김미경 기자]더불어민주당의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친문(친문재인)계 후보들의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25 전당대회 출마를 예고한 친문계 후보들은 단일화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대표주자를 어떻게 정할지 쉽게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일단 전당대회 규칙은 친문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9일 8·25전당대회 선거인단 중 권리당원 비중을 30%에서 40%로 확대했다. 권리당원은 정기적으로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이다. 일반당원보다 상대적으로 당 충성도나 애정, 주인의식 등이 높은 편이다. 민주당 권리당원은 70만명가량 된다. 당 내부적으로는 권리당원의 성향을 '친문'에 가깝다고 판단하고 있다. 권리당원 비중이 늘면 친문계 후보에게 표가 쏠릴 가능성이 더 커진다.

현재 전당대회 출마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제시한 친문계 당권주자들은 6·13 재보궐로 국회에 재입성한 최재성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 '3철' 중 한 명인 전해철 의원,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진표 의원, 국정기획자문위 기획분과위원장이었던 윤호중 의원 등이다. 친문 후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은 초기부터 감지됐다. 후보 대부분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최 의원은 최근 "전 의원과 함께 출마할 일 없다"면서 단일화 추진을 인정했다. 김 의원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대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단일화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단일화 구도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차기 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 집권 2~3년 차의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고, 21대 총선 공천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후보군만 20여명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자리다. 친문에 유리한 판이 더해진 상황에서 후보들끼리 쉽게 양보와 협조라는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문계 대부라 할 수 있는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도 변수다. 이 의원은 당 대표 출마를 놓고 장고(長考)하고 있다. 이 의원이 출마로 가닥을 잡는다면 전당대회 판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예측이 우세하다. 범친문계에 포함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친문계 후보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박범계·송영길 의원 등 비주류계 후보들은 단일화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다. 박 의원은 친문 후보 단일화를 '당원 결정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당을 친문과 비문(비문재인계·비주류계)으로 분열하게 한다는 비판적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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