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출 512.3억 달러…성장세 한달 만에 또 '주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고용이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투자·소비 동반 위축에 이어 잘 나가던 수출마저 주춤해지면서 올 3%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발 무역전쟁의 전운이 짙어지는 와중에 한국 경제의 추락 징후를 보여주는 경제 지표 악화가 뚜렷해지면서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국면에 돌입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계청,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은 최근 경기정점 여부를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통관기준 수출입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지난 6월 수출이 51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0.089% 감소한 것으로, 수출 성장세가 한 달 만에 또다시 주춤해진 것이다.

산업부는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4개월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하고 상반기 누적으로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석유제품(72.1%)과 반도체(39.0%) 등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철강(-1.6%)과 무선통신기기(-1.5%) 자동차(-9.9%) 디스플레이(-10.5%) 가전(-21.6%) 선박(-82.7%) 등 주력품목이 계속 동력을 잃어가고 있어 '상고하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 수출은 지난 4월 1.5% 감소했다가 5월에 13.5%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6월 들어 다시 꺾이는 등 월별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조업일이 작년보다 1.5일 줄었으며 작년 6월 대규모 선박 수출(73억7000만 달러)에 따른 기저효과로 6월 수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심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신흥국 경제 취약성 증대 △주력품목 단가 상승세 둔화 △기저효과 등이 수출 불확실성을 키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우리 수출액은 총 2975억1800만 달러로, 수출 증가율이 작년(15.6%)보다 크게 낮은 6.6%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고용과 투자, 소비 등 우리 경제 곳곳에서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 등으로 잘 나가던 수출마저 꺾일 경우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3%를 밑돌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고용 악화와 내수 위축 속에 수출마저 흔들리면서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성장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 순환기에 대한 판단을 미뤄온 정부도 최근 경기정점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통계청은 지난달 14일 한국은행·기획재정부·한국개발연구원(KDI)·현대경제연구원 등과 경기정점을 논의하기 위한 중간회의를 했다.

통계청은 각종 지표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경기 순환기 기준순환일'을 설정한다. 언제가 경기 저점이고, 고점인지를 판정해주는 것이다.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경기정점이 확정되면 정부가 지금의 경기가 '정점'에서 '저점'으로 하락하는 수축 국면에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하는 셈이 된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관련기사 3, 9면.

수출입 증감률 추이.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수출입 증감률 추이.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13대 품목별 상반기 수출증감률(%)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13대 품목별 상반기 수출증감률(%)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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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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