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수입차 부품에 25%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현지 공장 생산 비용이 연간 약 10% 증가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도 미국 정·재계 인사와 회동을 하고 관세부과 반대 입장을 설명했다.

1일 현대·기아차가 미국 상무부에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안보영향 조사에 대한 의견서'에 따르면 수입차와 수입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내 고용에 미치는 악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관세 부과 시 현지 공장 생산비용이 연간 10%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팔리는 차량 절반 가량을 현지에서 만들고 있다. 기아차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3분의 1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생산비용이 늘면 차량 가격이 인상되고 결국 판매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직간접적으로 약 13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협력사와 직접 고용한 인력은 2만5000명이다. 835개 대리점을 통해 간접 고용한 인력은 4만7000명이다. 기아차는 협력사와 함께 2만5000명을 직접 고용 중이며, 775개 대리점을 통해 간접 고용한 인력은 3만8000명이다.

특히 미국 내 사업이 어려워지면 현지에서 진행하려던 투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미국에 83억 달러(약 9조2503억원)를 투자했으며, 지난 5월에는 앨라배마 공장에 3억8800만 달러(약 4324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기아차도 지금까지 미국에 77억 달러(8조5816억원)를 투자했고, 앞으로 수십억 달러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정부도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조사에 대한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미국 주요 인사들을 만나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산업부는 백운규 장관이 지난달 27∼2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정·재계 유력 인사들을 대상으로 대외 접촉을 한 결과, 미국 정·재계 인사들이 232조 조치 자체와 한국에 대한 적용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 내 근로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자동차 조지아공장 내 근로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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