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국회에 계류한 법안 등에 이미 규제 개혁에 대한 답이 있는데 정부·여당이 수년째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시 최근 김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4년 반 일하면서 38차례의 규제건의를 드렸지만, 아직 상당수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규제 개혁' 정답 이미 있는데 기업 발목만…"=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법인세를 15% 낮춰서 미국 기업들의 자국 유턴을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법인세를 인상하는 등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며 "미국의 실업률이 최근 가장 낮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비스 산업에서라도 규제 개혁을 한다면 일자리가 넘쳐난다"며 "예를 들어 원격진료 그것 하나만 해도 그에 딸린 일자리가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8.8명인데 비해 서비스업은 16.7명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더 크다.

하지만 서비스업의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는 내용을 담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은 여야 견해차가 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12년 정부 안 제출 이후 7년째 계류 중이다. 기존 산업계와 여론 반발 등 표심을 걱정한 정치권이 차일피일 미뤄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규제가 기업투자 위축·실업률 증가 악순환…투자의욕 살려야"=현 정부의 규제 위주의 정책이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정거래를 확립하기 위해 대기업이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지만, 기업 투자 의욕이 위축돼 있다"며 "기업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므로 반기업 정서가 너무 확산하는 것은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OECD 기준 청년층(15∼24세) 실업률은 올해 1분기 10.2%를 기록했다. 반대로 미국은 작년 1분기 9.7%에서 올해 1분기 8.9%로 꾸준히 하락했으며, 일본도 4.4%에서 3.8%로 줄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근로시간을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무려 4분의 1 가까이 그냥 줄였는데 너무 급진적"이라며 "우리나라 기업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300인 미만 중소기업 피해액이 8조6000억원에 달해 규모가 영세할수록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지난 10년간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1050억달러인데, 우리 기업이 해외로 가지고 나간 돈은 3100억달러에 달한다. 100만대 정도의 일자리가 해외로 나간 셈"이라며 "이는 실질적인 규제 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규제 칸막이 제거를 위해 정치권에서 먼저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인 규제 개혁 관련 법부터 먼저 처리하면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당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규제 개혁 법안을 기업에 먼저 물어본 뒤 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정일·예진수기자 comja77@dt.co.kr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혁신 경쟁 도태. <출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4차 산업혁명과 규제개혁' 보고서>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혁신 경쟁 도태. <출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4차 산업혁명과 규제개혁' 보고서>
미국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 애플리케이션 이미지. 택시업계의 반발과 법제제도 미비 등으로 우버는 지난 2015년 한국 사업을 사실상 접었고, 지난해 국내법에 맞춰 카풀 서비스 '우버셰어'를 새로 출시했다. <출처=www.uber.com>
미국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 애플리케이션 이미지. 택시업계의 반발과 법제제도 미비 등으로 우버는 지난 2015년 한국 사업을 사실상 접었고, 지난해 국내법에 맞춰 카풀 서비스 '우버셰어'를 새로 출시했다. <출처=www.u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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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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