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당 대표 권한대행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이호승 기자]자유한국당이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하지만 계파 갈등으로 비대위 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비대위원장을 맡는 분이 당 공천관리위원장을 할 수도 있다"며 "이번에 구성되는 비대위는 21대 총선 공천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비대위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 혁신을 위해서는 혁신비대위원장이 공천권을 쥐고 인적 청산 작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과 당 중진 의원들은 비대위원장에게 공천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김 권한대행의 구상을 '월권'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비대위 인선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가 구성되더라도 공천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 권한대행은 비대위가 다음 총선 공천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 소속 대다수 의원은 비대위가 구성되더라도 조기 전당대회 이전까지 제한적 역할에만 그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5일 초·재선 의원들 모임에서도 상당수가 이런 주장을 내놓았다.
특히 김 권한대행이 공천을 통한 과감한 인적청산의 사례로 '김종인 모델'을 언급했지만, 한국당에도 적용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김종인 전 의원을 앉혔다. 당시 김종인 대표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인적 쇄신을 단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당에는 비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세력이 없고, 총선까지 2년이나 남아 있어 당장 공천을 통한 인적 쇄신 작업을 시작할 수도 없다.
친박계·중진 의원들이 요구하는 대로 '관리형 비대위'가 구성되더라도 문제다. 몇 달간의 비대위를 거쳐 전당대회를 개최할 경우 중진 의원 중 한 명이 당 대표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쇄신의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새 지도부 구성으로 지금의 계파 갈등이 해소될 가능성도 낮다.
김 권한대행은 "혁신비대위가 전권을 갖고 쇄신·혁신을 해야 진정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모든 것을 비대위에 맡긴다면 지금의 많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했지만, 오히려 비대위 구성·운영 등을 놓고 계파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