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통화 가능성 사실상 부인
자금세탁방지·해킹 예방 급선무
G20규제안 맞춰 차제 규제안도

■ 국제결제은행 '가상화폐 규제' 권고

국제결제은행(BIS)이 가상화폐가 제도권 통화로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함으로써 한국 정부의 규제안 마련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가상화폐 규제안 도입을 놓고 국제적 판단이 나오기를 기다려 왔다.

한국만 가상화폐를 규제할 경우 자칫 블록체인 혁신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판단, 다국적인 대응 움직임에 맞추기로 한 것이다.

이에 이번 BIS 판단은 우리 정부의 향후 대응 방향을 사실상 결정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BIS는 가상화폐의 대체 통화로서의 가능성을 사실상 부인했다.

오히려 자금세탁 등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적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가상화폐 업계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투명한 거래, 안정성 등을 이유로 대체 통화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BIS의 이번 판단은 가상화폐 업계의 그동안 주장과 완전히 상반된 것이다.

BIS는 가상화폐의 분산 시스템 구조(채굴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환경 재난을 초래할 수준"의 전기를 소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기존의 제도권 통화와 달리 확장성에도 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원장 용량은 현재 170GB로 매년 50GB가 늘어나는 추세다.

데이터량이 늘어나면서 자칫 인터넷 마비 사태가 나올 수도 있다고 BIS는 봤다. 시장가치가 급변하는 불안정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제도권 통화는 발행량을 조절해 가치를 안정시키지만, 가상통화는 발행량이 정해져 있어 가치급변에 대응하지 못한다.

장부 조작과 조작상의 오류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2013년초 비트코인은 장부 조작 오류로 가격이 3분의 1로 폭락했으며, 수 시간 동안 거래가 무효화되기도 했다.

BIS의 이 같은 분석에 우리 정부 역시 이에 근거해 가상화폐에 대한 정책 방향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주요 20개국(G20)의 규제안에 발맞춰 자체적인 규제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3월 G20은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오는 7월까지 가상화폐 규제 초안을 내놓기로 했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과도한 가상화폐 투기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연구개발 투자를 지원하고 육성한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특히 자금세탁 등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한 불법행위의 경우 자금세탁방지 체계하에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역시 미국·일본 등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지난 3월 G20재무장관회의에서 회원국이 가상화폐에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자금세탁방지 국제기준을 적용하도록 결의한 것과 같은 선상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실명제 시행,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상화폐 해킹 사고가 잇따르면서 조사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보다 효과적인 자금세탁 방지 등 불법행위 차단을 위해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자금세탁방지 체계의 직접적인 감독대상에 포함하기 위한 입법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 중이다.

홍성기 금융위원회 가상통화대응팀장은 "가상화폐는 자금세탁방지와 해킹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며 "오는 7월 G20의 가상화페 규제 초안이 마련되면 국내 사정에 맞게 규제안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mins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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