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왼쪽 두번째) 교수가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양극화, 빈곤의 덫 해법을 찾아서'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 석학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 진보와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한국과 같은 중진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소득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도 우리나라 소득 양극화가 극심해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양극화, 빈곤의 덫 해법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개최한 특별 대담에서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소득 증가가 이뤄지지 못하는 덫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국가를 비롯한 극빈국은 여전히 성장하지 못하는 덫에 빠져있고, 선진국 노동자는 계층 이동을 하지 못하고 하위층에 머물러 있다"며 "또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은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하는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1970년대까지 세계적으로 삶의 질이 개선되면서 근로자도 황금기를 누렸다"며 "이후에도 세계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했으나, 1973년 이후 중산층 근로자의 실질소득은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 소득을 늘리려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높다"며 각을 세웠다. 크루그먼 교수는 "소득이 높은 뉴욕을 봤을 때는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인상해도 문제가 안 되지만 앨라바마나 미시시피 등 생산성이 낮은 주에서는 문제가 된다"며 "항상 좋은 것이 아니라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루그먼과 대담자로 나선 김광두 부의장은 "우리나라 소득 5분위 배율은 올해 1분기에 5.95배로 조사 이후 최대 수준"이라며 "2016년 후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주 요인은 고령화, 자영업자 감소, 고용창출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이어 "우리나라 자산 지니계수는 지난해 기준 0.586이지만, 소비 지니계수는 0.262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소비지니계수가 낮아서 소비 불평등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산 불평등 수준은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계부채로 소비를 충당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