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미국이 동맹국들에 이란산 원유수입 전면 중단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원유 수입에서 당장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이란 수출길이 막힌다는 점과 국제유가 상승 등이 우려된다.

정부는 아직 미국으로부터 전면 중단 요구를 받지 않았으며 이란에서 수입하는 원유는 제재에서 제외되도록 미국과 계속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관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동맹국들이 이란으로부터의 원유수입을 '제로'(0) 수준으로 줄이도록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 등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에 이란산 원유수입 중단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이란산 원유는 전체 원유수입 가운데 약 10%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작년 국내로 들어온 이란산 원유수입은 1억4787만 배럴로 전년보다 32.1% 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다음으로 많은 국가지만, 이를 대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재 국내 '빅4' 정유사 중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곳은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등 2곳이다. 에쓰오일은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로부터 원유를 들여오고,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이 지분 절반을 보유한 GS칼텍스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는다. 에쓰오일을 제외하고 국내 정유사들이 미국 등에서 원유를 들여오며 수입 다변화를 꾀한 점도 원유 수급에 당장 큰 차질이 없을 것이란 전망에 한 몫한다.

하지만 이란산 원유수입은 중요한 이유는 국내 기업들이 이란에 지급하는 원유수입 대금이 국내 기업의 대이란 수출대금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란은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원화를 한국 내 은행 원화결제계좌에 쌓아놓는다. 이후 국내 기업이 이란에 제품을 수출하면 이 원화결제계좌에서 원화로 대금을 받아가는 식이다. 한국은 과거 이란 제재 때 제재 예외국 지위를 인정받아 이 같은 방식으로 수출을 계속해왔다.

미국이 제재를 복원하면 이란과 달러나 유로화 결제가 금지된다. 이란의 원화결제계좌에 쌓인 금액이 모두 소진되면 한국의 이란 수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이란 수출은 2017년 40억2100만 달러(4조4950억원)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국제유가도 치솟을 수 있다. 이미 산유국들이 감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세계에서 원유를 4번째로 많이 공급하는 이란까지 막힐 경우 국제유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김양혁기자 mj@dt.co.kr

서울의 한 주유소. <유동일기자 eddieyou@>
서울의 한 주유소. <유동일기자 eddi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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