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을 놓고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후반으로 후퇴할 것이라고 보는 민간연구소들과 달리 정부와 국책연구원은 경제성장률 3%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민간과 정부·국책기관이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것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세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고, 정부 정책 효과에 대한 해석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25일 '2018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서 소득 여건 개선에 따른 소비 확대와 정부 지출 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3% 수준의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모두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3.0%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책기관인 산업연구원이 정부·중앙은행과 일치된 전망치를 제시한 것이다.
반면 LG경제연구원은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3.1% 보다 낮은 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경기 위축에 따른 우리나라의 중간재와 자본재 공급 축소 등의 요인으로 국내 경기가 세계 경제보다 더 먼저 꺾이고 더 빨리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의 전망치는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이상 2.8%)과 같은 수준이다.
국책연구원과 민간연구소들은 대체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소비 증가 요인에 대한 해석은 온도 차를 드러냈다.
산업연구원은 가계 부채 부담, 높은 청년실업률 등 구조적 문제들이 상존하지만, 저소득층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정부 지원책(기초연금인상, 아동수당 지급) 등에 힘입어 소비가 전년(2.6%)보다 높은 2.9%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올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소득 증대와 소비 심리 개선으로 의류, 가전, 정보통신기기 등 소비재의 내수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섬유 등에서는 임금 상승의 영향이 예상된다는 전제를 달았다.
산업연구원은 특히 하반기 소득주도, 혁신성장, 일자리 창출, 부동산 규제 등 정부 정책 요인과 경기 요인 등을 모두 반영한 민간소비 회복에 대해 조선, 철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산업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와는 달리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달 초 내놓은 '경기 하방 리스크의 확대'라는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증가와 소득정체로 인한 소비제약, 분배 위주의 재정정책으로 경기 안정화 기능 미흡 등을 하방 리스크로 꼽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만에 하나 하방 리스크가 상당수 현실화하면 한국 경제는 수년 내 보기 드문 '내수 불황'도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