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인 사찰, 권양숙.박원순 해외 미행하기도
검찰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정치인, 진보 성향 인사 등을 불법 사찰한 의혹과 관련, 사찰을 지시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사찰에 관여한 국정원 전직 간부들을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이날 원 전 원장, 이종명 전 3차장, 대북공작국장을 지낸 김모 씨를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과 함께 사찰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모 전 방첩국장은 지난달 3일 재판에 넘겨졌다.

국정원은 원 전 원장 시절인 2010~2012년까지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드는 인사들의 불법행위를 찾기 위해 광범위하고 무차별적인 사찰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찰 대상에는 봉은사 전 주지인 명진 스님, 야권통합 단체인 '국민의 명령'을 주도하던 배우 문성근씨 등이었다. 국정원은 2011년 9월 권양숙 여사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권 여사를 미행하기도 했고 2012년 2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박 시장을 감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소시효가 지나 범죄사실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언론사 간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등도 사찰 대상이었다. 또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 등 여권 인사들도 사찰 대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또 방첩국 산하 '특명팀'과 대북공작국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 풍문을 추적하느라 대북공작금 예산을 무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미행·감시에 필요한 인력과 차량이나 관련 예산은 위장된 내사명으로 신청하고, 작성된 보고서는 보고 종료 후에 바로 삭제하는 등 사찰 흔적을 철저히 제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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