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보좌진 조사 진행될듯
황창규 KT 회장 구속영장 기각

황창규 KT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검찰에서 기각되면서 KT로서는 'CEO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검찰이 추가로 '보완 수사'를 지휘했지만, 경찰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20일 황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경찰에 보완 수사를 지휘했다. 향후 금품수수자 측인 정치인이나 그 보좌진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 회장을 비롯한 KT 전·현직 임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횡령 혐의를 적용해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KT 전·현직 임원들이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소위 '상품권 깡'을 통해 조성한 현금 4억4190만원을 19·20대 국회의원 99명의 후원 계좌에 입금하는 과정에 황 회장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황 회장 측은 이 같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황 회장 측은 "그런 내용을 보고받은 사실이나 기억이 없고, CR(대관)부문의 일탈행위로 판단한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KT는 CEO 리스크에서 벗어나 신사업 투자와 공격적인 영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특히 5G 주파수 경매가 완료된 만큼 네트워크 장비 구축과 5G 전용 서비스 발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은 당장 다음 주 27일 개막하는 아시아 최대 모바일 전시회 '상하이 MWC(Mobile World Congress)' 출장을 앞두고 있다. 상하이 MWC에서 GSMA(세계이동통신연합회) 이사회와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KT를 향한 정치적 외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2년 민영화된 이후에도 KT를 이끌었던 수장들은 정권 교체 시기와 맞물려 불명예 퇴진하는 역사를 반복해 왔다. 2005년 선임된 남중수 전 사장은 2008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납품업체 선정 및 인사 청탁 등 비리 혐의로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사임했다.

이석채 전 회장도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배임과 횡령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임기를 2년 남기고 사임했다. 이 전 회장은 최근 4년여의 재판 끝에 무죄 선고를 받았다.

KT는 현 CEO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면서 일단 한숨 돌렸다는 입장이다. 내부에서는 이미 수사가 약 7개월 동안 지속된 점, 증거인멸 우려와 해외 도피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들어 구속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해 왔다. KT 관계자는 "CEO는 경찰에서 일관되게 연관성을 부인해왔다"며 "앞으로도 기존대로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사실관계 및 법리적 측면에 대해 성실히 소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영장을 재신청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경찰은 기각 사유를 검토해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보완 수사 과정에서 황 회장에 대한 재소환이나 보강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

김지영기자 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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