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교육 받은 기업 17.6% 그쳐
자기 자본·본인 아이디어에 의존
실패위험 대비 '준비 소홀' 분석

정부가 창업 활성화에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창업자 5명 중 4명은 창업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창업에 도전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또 외부의 도움과 자원을 활용하기보다는 자기 자본과 아이디어를 토대로 창업하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조사됐다. 체계적인 창업 준비가 부족하고 개방형 혁신 역량도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전국 17개 시·도에 소재한 창업 7년 이내 6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17 창업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창업하기 전 관련 교육을 받은 기업은 17.6%에 그쳤다. 창업 후 3년 간 생존율이 39.1%(2012년 기준)로 그리 높지 않고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큰 상황에서 대다수 예비 창업자가 실패 위험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소홀한 준비… '자금확보'가 창업 걸림돌= 예비 창업자가 창업을 결심한 시점부터 실제 창업까지 준비하는 기간은 평균 10.5개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 시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응답자의 67.4%가 창업자금 확보의 어려움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 △창업 실패와 재기에 대한 두려움(27.4%) △창업 전반에 대한 지식·능력·경험 부족(23.2%) △창업준비부터 성공하기까지의 생계유지 문제(14.1%) 순으로 답했다. 개인적 역량 부족과 환경적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창업을 힘들게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창업은 중소기업에 근무한 사람(73.1%)이 대기업 출신(7.2%)보다 10배 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평균 3억원 들여 본인 아이디어로 창업= 7년 이내 창업기업의 평균 창업자금은 3억1900만원이었고, 본인의 아이디어로 창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창업 이후 추가 자금은 '자기 돈으로 충당한다'는 응답이 82.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비은행권 대출(17.4%), 개인 간 차용(6.2%), 정부 융자·보증(4.2%), 정부출연금·보조금(1.3%), 엔젤·벤처캐피털 투자(0.3%) 순으로 조사됐다. 창업기업들은 정부나 민간 투자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향이 컸다.

창업 아이템은 '본인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창업한 사례가 84.4%로 가장 높았고, 기술이전을 포함한 외부 자원을 활용한 창업은 15.6%에 그쳤다. 창업 시 외부의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개방형 혁신에 대한 창업자의 능력과 의지가 부족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 내수시장 의존도 높고 기술혁신 노력 부족= 창업기업의 평균 매출은 5억8000만원이고 영업이익은 4000만원 가량을 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 순이익률은 6.3%에 달했다. 기업의 매출은 98.7%가 국내 시장을 통해 올린 것으로 내수 시장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수출 비중은 1.3%로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 기업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는 평균 8.5개월이 소요됐고 연간 2억2000만원 가량의 자금을 썼다. 전체 직원 수는 평균 3.2명으로, 이 중 정규직은 평균 2.8명이었다.

창업기업 중 혁신형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73%(벤처 0.65%, 이노비즈 0.05%, 경영혁신형 0.03%)에 그쳐 혁신 노력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부설연구소나 R&D 인력 및 전담부서를 보유한 비중은 4.5%에 불과해 기술혁신 노력과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업 내·외부의 동인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기부 관계자는 "7년 이내 창업기업에 대한 실태조사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들의 성장을 돕는 데 필요한 사안들을 정책이나 사업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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