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소형SUV '코나'보다 더 작은 1.0리터 엔진의 경형 SUV로 국내서만 판매 검토
광주시 곧 현대차와 협상 마무리하고 연내 합작 공장 착공 전망...현대차 1300억 투자 검토
현대차 노조 "철회하라" 주장...앞으로 노사 갈등 빚을 듯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가 광주시와 합작법인 형식의 완성차 공장 설립을 위한 협약을 곧 체결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초 2020년 울산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었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S'(프로젝트명)의 광주 공장 위탁생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당초 2020년 하반기 경형 SUV 'QS'를 울산 1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광주시 생산 합작법인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QS 연간 생산 계획은 7만대다.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보다 한 체급 더 작은 QS에는 기아차 레이와 모닝 등에 적용하는 1.0ℓ MPI 엔진 업그레이드 버전, 1.0 터보 GDi 엔진 등 1.0ℓ급 엔진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작년 소형 SUV 코나를 출시하며 "코나보다 작은 SUV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QS를 염두에 두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QS는 국내에서만 판매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최근 광주시가 사업 주체로 다수 기업 등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 중인 자동차 생산 합작법인에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신설 법인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2대 주주로, 비 지배 지분만을 인수해 '경제성 갖춘 신차' 생산을 위탁하고 공급받는 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성 갖춘 신차'는 경형 SUV QS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법인 투자가 현실화하면 자연스레 QS는 울산공장에서 광주공장 위탁생산 체제로 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광주시와 협상에서 이런 내용에 대해 일정 부분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는 이미 경차 모닝과 레이를 충남 서산 공장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다. 생산은 자동차 부품회사인 동희그룹이 기아차와 합작해 설립한 동희오토가 담당한다. 기아차 임금체계를 고려할 때 수익성이 적은 경차를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기아차 1인당 평균 임금은 9300만원이다. 같은 이유로 현대차도 QS를 광주 공장에 위탁 생산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회사 노조 반발이다. 노조는 해를 거듭할수록 일감에 대한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다. 현대차 해외 생산 비중은 지난 2007년 34.8%에서 10년 후인 작년 63.2%로 늘었다. 그만큼 국내 생산량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1996년 아산공장 준공을 마지막으로 공장을 짓지 않았다. 노조 측은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에 지분 투자를 하는 것은 정씨 일가 '3세 경영세습 지배구조개편 재추진'을 위해 정부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노사가 맺은 협약도 걸림돌이다. 현대차 노사 단체협약 제40조는 '생산 일부를 외주처리하려면 노사공동위원회가 이를 심의·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단체협약 제41조도 '사업을 확장·이전한다거나 사업부를 분리·양도하는 등 노조원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의사결정은 노사공정위원회가 심의·의결권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QS를 광주 공장에 위탁 생산하기까지 노조와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는 예정대로 오는 19일쯤 현대차와 협상이 마무리되면 연내 공장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광주시는 또 새 합작법인의 자산 규모가 7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10만대 생산 설비와 부지 규모 70만㎡ 등을 고려하면 7000억∼8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자동차 전문가들 분석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현대차가 새 합작법인에 2대 주주로 전체 투자금액의 19%가량인 1300억원 정도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1대 주주로서 2대 주주인 현대차보다 많은 지분을 갖게 된다. 김양혁기자 mj@dt.co.kr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가 현장 실사를 나온 현대자동차 실무진 9명에게 광주 완성차 공장 부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가 현장 실사를 나온 현대자동차 실무진 9명에게 광주 완성차 공장 부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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