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간편 송금 애플리케이션(앱) 토스(Toss)의 월간 이용자 수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넘어섰다. 특히 토스의 20대 이하 이용자 수는 카카오뱅크를 넘어 4대 시중 은행보다 많았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KPMG가 선정한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한국 기업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토스는 디지털과 모바일에 친숙한 젊은 세대를 주 고객으로 확보함으로써 미래 금융 시장을 이끌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토스와 같이 혁신적 아이디어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추진하는 기업이 전통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다.
2018년 전 세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지출은 2017년 대비 16.8% 증가한 1조3000억 달러(약 139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우리 정부 예산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경쟁사와 신생 기업의 혁신을 쫓기만 하는 '디지털 희생양(digital prey)'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최근 CA 테크놀로지스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비즈니스 및 IT 의사결정권자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영향력을 더 크게 체감하고 있었다. 국내 기업 대부분(93%)은 자사의 산업이 디지털 혁신(digital disruption)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향후 3~5년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 대다수는 디지털 혁신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완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갖춘 국내 기업은 23%, 조직 전반에 걸쳐 완전한 디지털화를 추진 중인 기업은 12%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큰 우려는 국내 기업의 IT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아태 지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고품질 앱을 개발·출시·유지하는 역량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비즈니스는 물론 일상 속 모든 일이 손 안의 앱에서 이뤄지는 오늘날 애플리케이션 이코노미 시대에 디지털 혁신은 소비자의 손 끝에서 시작된다. '디지털 참여'(digital engagement)로 정의되는 새로운 시대에 소프트웨어는 창의적 매개체 역할을 한다. 기업과 정부의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활용 역량에서 판가름된다.
한 예로 4억여명의 고객, 2만4000개 지점을 거느린 인도 최대 국영 은행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BI)는 CA와 파트너십을 맺고 창의적 디지털 아이디어를 가진 외부 개발자와 파트너에게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했다. 최근에는 해커톤을 열어 2000건 이상의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이 가운데 업계를 뒤흔들 창의적 내용을 선정해 육성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위험을 과감히 감수하고 디지털 혁신의 주체가 돼야 한다. 변화에 끊임 없이 적응하고 더 나아가 '변화를 위한 구축(built to change)'에 나서야 한다. 기업은 민첩성, 자동화, 인사이트, 보안이라는 4가지 핵심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모던 소프트웨어 팩토리를 구축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해야 한다.
한국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 한국 특유의 역동적인 사회·경제 변화는 기업에게 혁신의 기회를 제공한다. 변화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한편 새로운 기술, 비즈니스 모델, 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만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