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SUV) 위세에 밀려 잠잠하던 중형 세단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국산 중형차가 이렇다 할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새 수입 중형 세단 판매가 고속 질주하고 있다.
국산 중형차의 5월 판매를 보면 한국GM 사태 직격탄을 맞은 쉐보레 말리부는 1044대 판매량에 그쳤다. 르노삼성 SM6도 2022대로 전달보다 11% 감소했다. 현대차 쏘나타는 전달보다 3% 줄어든 5542대, K5는 전달보다 12% 줄어든 3613대가 판매됐다.
통계청의 소비자 물가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5월 기준 중형 승용차 가격은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소형 승용차(0.2%), 대형승용차(1.1%), 경승용차(0.4%)와 비교할 때 중형승용차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소형 승용차보다 기준 가격이 높아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산 중형차는 수입 중형차와 비교할 때 훨씬 다양한 편의장치를 장착하고 있다"며 "가격이 올랐지만, 편의·안전 사양이 대폭 적용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게 평가된 셈"이라고 말했다.
국산차 업계는 중형 승용차 마케팅 강화와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가솔린 2.0 엔진에 주행감과 고급사양을 강화한 '쏘나타 익스트림 셀렉션'을 지난달 출시했다. LED 헤드램프와 18인치 알로이휠, 가죽 변속기 노브, 듀얼 싱글팁 머플러, 프런트 튜닝 스테빌라이저 등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더 뉴 K5 하이브리드. 기아자동차 제공
10세대 어코드. 혼다코리아 제공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15일 스타일과 안전성, 편의성이 강화된 스포티 하이브리드 세단 '더 뉴 K5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뉴 K5 하이브리드는 한층 세련된 디자인과 동급 최고의 첨단 안전 사양, 배터리 평생보증 서비스 등으로 상품성을 높였다. 더 뉴 K5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18.0km/ℓ(16인치 타이어 기준)로 기존 모델(17.5km/ℓ) 대비 높은 연비 효율성을 갖췄다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부산공장 300만대 생산을 기념해 6월 중형세단 SM6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2019년형 SM6의 5월 이전 생산차 가운데 PE 트림 구매자에 60만원 할인을 제공하고, SE 트림 구매자에는 60만원 할인 또는 'S링크 패키지 I'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LE와 RE 트림 선택 소비자에는 70만원의 추가 할인이나 'S 링크 패키지 II'를 무상 제공한다.
수입차는 신차 공세가 두드러진다. 도요타는 지난해 10월 8세대 풀 체인지 뉴 캠리 출시로 포문을 열었고, 혼다도 지난달 6년 만의 풀 체인지 모델인 10세대 어코드를 내놨다. 뉴 캠리와 10세대 어코드는 용호상박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뉴 캠리(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의 60%에 해당하는 3459대에 달했다. 안전 시스템 TSS(도요타 세이프티 센스)가 기본 적용됐고, 동급 최다 10개 SRS 에어백,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이 적용됐다.
혼다 어코드도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4월 10일부터 5월 25일까지 10세대 어코드 사전예약 대수는 1800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세대 어코드의 전폭은 10mm, 휠베이스는 55mm가 각각 늘어나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 모델은 2.0ℓ 직분사 브이텍(V-Tech) 터보 엔진과 혼다가 독자 개발한 10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해 최고출력 256마력(PS), 최대토크 37.7㎏·m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폭스바겐의 8세대 최신 모델인 신형 파사트 판매도 대대적 할인 공세에 힘입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디젤 게이트로 2년 여 만에 지난 4월 판매를 재개한 폭스바겐코리아는 4월에만 신형 파사트GT를 809대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