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년제 졸업 못하자 한국행 학력 세탁해서 미 MBA 간 것" 교육부, 뒤늦은 현장조사 나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행사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부터 성화를 전달받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편법 편입학은 아버지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사로 있는 미국 남가주대(USC) 경영대학원 진학을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명인 인하대 교수회 의장은 "(조 사장은) 미국에서 2년제 칼리지를 다녔고, 거기서 졸업하지 못하자 거꾸로 교환 학생처럼 인하대에 왔다"며 "인하대 졸업 후 아버지가 이사로 있는 USC 대학원에 편하게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학력 세탁해서 (USC 대학원에) 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이어 아들 조 사장은 물론 딸 조현아·조현민씨까지 한 가족이 모두 USC 동문이다. 조 회장은 인하대 졸업 후 USC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조원태 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도 아버지와 같은 USC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조현민 전 진에어 전무는 국내에서 고교 졸업 후 USC에 진학해 커뮤니케이션 학사 학위를 받았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미국 코넬대 졸업 후 USC 경영 석사를 취득했다. 조 전 부사장과 조 전 전무는 학력을 인정받아 USC에 입학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원태 사장은 1995년 미국 2년제 대학인 힐버 칼리지에 입학해 졸업 인정학점(60학점 평점 2.0)에 크게 미달하는 33학점(평점 1.67점)만 이수한 뒤, 1997년 2학기 외국대학 교환학생 자격으로 인하대에서 모자란 21학점을 취득했다. 이후 1998년 1학기에 인하대 경영학과에 편입했다.
하지만 당시 인하대의 3학년 편입 대상은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과정 이상 수료 및 졸업예정자, 또는 전문대 졸업(예정)자였다. 외국인 교환학생 자격으로 모자란 학점을 채워 편입할 수 있는 규정은 없었다.
교육부는 1998년 조사를 벌여 조 사장이 편법으로 인하대에 편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인하대에 편입학 업무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다만 조 사장 편입을 취소하는 처분을 내리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교육부가 당시 봐주기식 처분을 내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인하대는 편입학 관련 서류 처리를 맡았던 교직원만 징계했고, 조 사장은 별 문제 없이 2003년 졸업했다.
교육 관련 사건 전담인 주영달 변호사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고등교육법에 따라 조 사장의 학위 취소가 가능하다"며 "학교 차원이나, 관리감독 기관인 교육부 차원에서 제재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하대 학사 학위가 취소되면, USC 석사 학위 역시 취소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교육부는 조 사장의 부정 편입학 의혹이 불거지자 뒤늦게 지난 4일 인하대 현장조사에 나섰다.
교육부는 조 사장이 외국대학 소속 교환학생 자격으로 학점 취득 후 편입했던 시기에 다른 학생도 교환학생 과정을 통해 이수한 학점으로 인하대에 편입할 수 있었는지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1998년 부정 편입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이를 조사했던 교육부 판단과 처분이 적절했는지도 살펴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하대 측은 "당시 외국 대학과 국내 대학은 학점 체계가 달라 외국 대학 학점 이수자의 경우, 대학 심의위원회를 거쳐 학년 자격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조 사장의 부정 편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