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임직원 동의 아래 자발적 희망 퇴직 실시"
[디지털타임스 강해령 기자] 한국HP엔터프라이즈(한국HPE)가 지난해부터 실시한 구조조정 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갈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노조 측은 사측이 구조조정 대상 직원을 전혀 직무와 관련 없는 곳으로 배치, 사실상 직원 스스로 퇴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고용승계나 보상 문제에 대해 사측이 전혀 노조 측과 논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임직원의 동의를 바탕으로 자발적 희망 퇴직 프로그램을 공개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부당 노동행위나 해고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HPE는 인력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직원 24명과 희망퇴직 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한국HPE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해당 직원들에게 기존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직무를 맡겼다. 그러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대기발령, 휴업 지시, 희망퇴직 강요 등으로 퇴사를 압박하고 있다고 노조 측은 주장했다. 노조 측은 사측의 행태가 직원들이 '제 발로' 회사를 나가도록 유도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김용환 한국HP 노조위원장은 "회사 영업사원들은 임금에서 기본급과 인센티브를 6대4 비율로 받는데, 생소하고 쉽지 않은 업무에 적응하는 4개월 동안 기본급밖에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현재 남은 직원들과 회사가 희망퇴직 여부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보상이나 고용 보장에 관해 직원들과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회사가 분사와 매각을 시행하면서 보상·고용 승계에 관해 직원들과 충분히 논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 부쳤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고용 불안을 알고도 매각한 회사로 떠밀려간 직원 가운데 일부는 퇴사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희망퇴직 압박을 받는 직원에게 휴업을 지시할 경우, 고용노동부에 구제 신청을 하는 등 법적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HP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HP는 지난해 한국HP, 한국HPE, 소프트웨어 사업부,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사업부 등 4개 회사로 분사하고, 이 가운데 소프트웨어 사업부와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사업부를 다른 회사에 매각했다. 한국HPE는 지난해만 네 차례 희망퇴직을 권유하며, 총 직원의 18% 가까이 되는 120명을 내보내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사측은 "회사는 임직원 동의를 바탕으로 한 자발적 희망 퇴직 프로그램을 공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회사는 여러 요인을 신중하게 고려해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며, 임직원이 받게 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도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어 "사규 상 임직원과 논의 한 세부사항은 기밀을 유지하며, 이에 대한 입장을 언급하지 않는다"며 "당사 사업이 이뤄지는 모든 지역에서 법규를 준수하고 있고, 부당해고를 한 적이 없으며, 이에 반하는 어떤 의견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외국계 IT 기업의 고용불안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오라클노동조합은 부당한 임금체계와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 16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강해령기자 strong@dt.co.kr

서울 여의도 한국HP 사옥 전경  <한국HP 제공>
서울 여의도 한국HP 사옥 전경 <한국H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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