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수출품목 나란히 하강곡선
올 들어 반도체 수출 증가세 둔화
한·미 금리 역전도 경기 걸림돌


미국발 보호무역에 반도체 중심의 수출 상승세가 끝나갈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외에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조선, 자동차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은 모두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불투명한 한반도 정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 국제유가 상승, 미 금리 인상 등 대외 경제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적극적 경기 부양책과 규제 완화로 기업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며 우리 경제를 이끌었던 반도체의 수출 증가세가 서서히 둔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43.9%나 상승했던 1GB 당 D램 가격은 올해 7.8% 하락하고, 시장 규모는 올해 827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내년 760억 달러, 2020년 736억달러 등으로 서서히 감소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생산 증가는 제한적이라 가격 인상 없이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두 회사의 D램 영업이익률은 60%를 넘었지만,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두 회사 모두 기존 증설 외에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은 아직 없다.

이로 인해 반도체 수출 증가율도 작년 57.5%에서 올해 4월 37.0%로 상승곡선이 완만해졌다. 작년과 같은 폭발적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다른 산업군의 수출도 석유화학 등 일부를 제외하면 부진하다. 석유제품(53.6%)과 석유화학(11.7%) 제품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수입 가격 인상 요인이 커 실질적인 무역수지 흑자 효과는 제한적이다. 지난 4월 선박류는 전년 동월보다 무려 75.0%나 감소했고, 무선통신기기도 40.7% 수출이 줄었다. 디스플레이와 가전 역시 두 자릿수의 수출 감소율을 기록했다.

그 대신 수입은 2016년 10월 이후 계속 늘었고, 4월 말 기준 누적 무역수지 흑자는 199억 달러로 전년 동기 285억 달러보다 86억 달러나 감소했다.

기업들의 국내 투자 위축과 경기침체 우려도 크다. 지난해 27조3000억원을 반도체에 투자한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급과잉 해소 등을 고려해 올해 투자를 줄일 계획이다.

자동차는 최근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수입차에 25%의 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수출 위기에 직면했다. 가전제품이나 스마트폰 등 IT 제조업은 거의 해외에서 생산하는 상황이라 국내 경기회복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여기에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지난달 원화 표시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7.2% 감소했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3월1일 배럴 당 60.39달러에서 지난 23일 74.98달러로 치솟아 원가 부담은 더 커졌다.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으로 국내에 있는 외국 자본이 미국으로 쏠리는 상황도 경기회복의 걸림돌이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2.8%로 한국은행(3.0%)보다 낮게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신산업 육성과 수출 다변화 등 체질개선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규제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유턴 기업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이고, 대신 해외 투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연도별 유턴 기업은 2014년 27개에서 2015년 4개, 2015년 12개, 2017년 3개로 줄었다.

반대로 지난해 해외 직접투자 송금액은 전년(391억 달러)보다 11.8% 늘어난 437억 달러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정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