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백두산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 남북정상회담
2차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2차 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 위원장은 그제(25일)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고,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제한한 25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밝힌 바로 다음날이다. 이날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에 다시 회담을 하자는 입장을 밝힌 날이다.
김 위원장이 2차 회담을 제의한 것은 미북정상회담의 무산을 막으려는 의지를 담았다는 평가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히고 이를 통해 미북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북한 매체들도 이날 2차 남북정상회담 소식과 함께 미북정상회담이 다음 달 12일에 열린다고 처음 공개했다.
특히 "조미관계 개선과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협력해나가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도 함께 공개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가 큰 만큼 문 대통령을 통해 미국에 '진정성 있는' 대화 메시지를 보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문 대통령에게서 구체적으로 듣기 위해 2차 정상회담을 제의했을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김 위원장에게)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에 머물러 있던 25일 오후 항공편으로 서둘러 평양으로 귀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남측의 국가정보원과 북측 노동당 통일전선부 간 핫라인을 통해 미북정상회담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던 와중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직접 만나 듣고 싶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2차 정상회담이 결정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